[아시안게임] 김현섭 "네 번은 안 되네요… 병광아, 이젠 네 차례"

4회 연속 AG 메달 도전은 실패…"2020년까지 뛰고 병광이에게 물려줘야죠"
최병광 "현섭이 형에게 2년 더 배워서 더 발전할게요"
"네 번째는 잘 안 풀리네요."'한국 경보의 전설' 김현섭(33·삼성전자)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늘 목에 걸었던 아시안게임 메달을 네 번째 대회에서는 얻지 못했다.

김현섭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 옆 도로에 마련한 경보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20㎞ 경보 결선에서 1시간 27분 17초, 4위를 차지했다.그는 "이번이 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

'한국 육상 최초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 기록'을 의식했는데 아쉽다"며 "아시안게임에서는 초반에 속도 조절에 실패해 막판에 처지는 선수가 나온다.

그래서 초반에 속도를 조금 낮췄는데 3위 진샹첸(중국, 1시간 25분 41초)이 마지막까지 잘 걷더라.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고 경기를 복기했다.진샹첸(중국)은 김현섭보다 1분36초 빠른 1시간 25분 41초에 경기를 마쳐 3위에 올랐다.

김현섭은 '4번째의 징크스'도 떠올렸다.

김현섭은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3회 연속 톱10 달성에 성공했다.2011년 대구에서 4위, 2013년 모스크바에서 10위, 2015년 베이징에서 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네 번째 세계선수권이었던 2017년 런던에서는 26위에 그쳤다.

김현섭은 "어제 '이번에도 네 번째 도전은 실패하려나'라고 생각했다.

불길한 그 예상이 맞았다"라며 "네 번 연속이 참 어렵다"고 했다.

김현섭은 자신의 레이스를 끝낸 뒤에도 결승선 근처에 서 있었다.
후배 최병광(27·경찰대)의 경기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최병광은 1시간 29분 49초로 7위에 올랐다.

최병광은 김현섭을 보자마자 "중간에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다녀왔어요.

기록이 확 떨어졌습니다"라고 '보고'했다.

김현섭은 "고생했다"고 후배를 감쌌다.

'은퇴'를 떠올린 시점부터 후배를 향한 마음이 더 애틋해졌다.

특히 최병광은 오랫동안 한국 남자 20㎞ 경보의 2인자로 활약했다.

김현섭은 "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만 뛰고 은퇴할 생각이다.

그 이후에는 병광이가 후배를 이끌어야 한다"며 "경보는 비인기 종목이다.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야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데…. 참 미안하다.

병광이에게 특히 미안하다"고 했다.

최병광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김현섭 선배는 한국 모든 경보 선수의 롤모델이다.

기량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배울 게 많다"며 "선배 덕에 나도 외롭지 않게 국제대회를 치렀다"며 "남은 2년 동안 김현섭 선배에게 더 많이 배워서 더 발전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2014년 인천에서 실격당했던 최병광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1시간 29분 49초로 완주했고 7위에 올랐다.김현섭은 "병광이는 더 잘할 수 있다"고 후배 어깨를 감쌌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