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유엔총회서 중재안 갖고 북미설득해야"

전문가들, 북미교착 돌파구 찾기 도울 정부 중재외교 주문
"종전선언 '급'·'의미' 낮춰 북핵 신고와 동시교환 중재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드러난 북미 협상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가 9월 이뤄질 남북정상회담과 유엔 총회라는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에서 북미가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한 정부의 창의적 중재외교가 더 중요해졌다는게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핵신고, 종전선언 등 현재의 핵심 쟁점들을 엮은 중재안을 가지고 북한과 미국을 각각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체면손상없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이르면 9월 중순 열릴 남북정상회담과 이르면 9월 18일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 총회 계기에 이뤄질 수 있는 한미정상의 접촉 기회에 양측의 동의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27일 "미국이 종전선언에 정치적으로 구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조기에 하되 외교장관급으로 낮춰서 내달 유엔 총회 계기에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미국이 북한에 원하는 핵 신고서 제출에서 핵물질 생산시설 신고와 핵무기 등 핵무력 신고를 구분해 단계적으로 하게 하되, 핵무력 분야에서 핵무기 일부의 해체와 보관 방안 등을 조기에 논의하도록 한다면 양측이 타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가 남북정상회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며 "비핵화 진전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과 보상 방안을 만들고 그에 대한 한미공조 차원의 조율을 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신 센터장은 "북한이 신고-검증-폐기로 가는 비핵화 원칙과 구체적인 핵 신고를 받아들이게 하고, 미국은 그에 맞춰 종전선언과 단계적 제재 완화를 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 중국이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미국의 전략적·군사안보적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견이 쉽게 좁혀질 것 같지 않다"며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을 단순한 정치적 선언으로 규정하도록 하기 위해 중국에 협력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중순경 북한을 방문하고 바로 이어서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을 수 있는데, 북미 사이에서 한국이 조율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며 "우리는 결국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동시 교환'을 양측에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신성원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장은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유엔 총회 등 기회를 활용해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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