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두 번 고개 저은 정혜림 "2022년 AG는 무리, 공주도 그만"

"은퇴도 고려했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공주로도 그만 불러주세요"
'아시아 허들 여제' 대관식을 마친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두 차례 고개를 흔들었다.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와 '허들 공주'라는 별명이 다시 불렸을 때다.

정혜림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0초20으로 우승했다.

2017년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18년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한 정혜림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허들 여제로 등극했다.경기 뒤 인터뷰에는 웃음만 가득했다.

출발선에 섰을 때만 잠시 긴장감에 표정이 굳었던 정혜림은 레이스를 펼치는 도중 살짝 웃었고,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는 특유의 밝은 미소로 팬과 취재진을 대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정혜림은 대회 홍보 매니저와 짧은 인터뷰를 이어갔다.홍보 매니저가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릴 것인가"라고 묻자 정혜림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리고 웃으며 "그때는 정말 무리에요"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혜림은 "사실 은퇴를 고려했다.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림은 광주광역시청과 곧 재계약할 예정이다.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뛰면서 12초대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2020년 도쿄에서는 나이가 더 들겠지만, 더 좋은 일은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혜림은 평생 숙제로 꼽았던 아시안게임 메달과 12초대 진입 중 한 가지를 풀어냈다.

숙원이던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만들었다.

2010년 광저우 예선 탈락, 2014년 인천 대회 4위의 아쉬움을 털어낼 만한 빛나는 성과다.

정혜림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드디어 메달을 땄다"며 '마지막'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후 남은 2년도 치열하게 싸울 계획이다.
그의 앞에는 2019년 카타르 세계육상선수권과 2010년 도쿄올림픽이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랭킹 제도와 기준 기록 제도를 동반 운영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할 계획이다.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허들 기준 기록이 12초98이었다.

정혜림은 2017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자 자격으로 런던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20대 후반에 기량이 만개한 정혜림은 한국 기록(13초00, 이연경)을 경신하며 현역 마지막 메이저대회에 나서고 싶어 한다.

그는 2년 동안 13초의 벽을 넘고자 치열하게 싸울 계획이다.

이제는 '허들 공주'가 아닌 '아시아 허들 여제'의 완장을 차고 달린다.

정혜림은 "이제 공주로는 그만 불렸으면 좋겠다.

30대에 공주라는 수식어는 너무하지 않는가"라고 웃으며 항변했다.

그가 30대가 된 후에도 허들 공주로 불린 건, 종합 대회에서 확실한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지금은 당당히 '아시아 허들 여제'로 불릴 수 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