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고령화… "10년이하 기업 4년전보다 26.6% 감소"

현대硏 "소프트웨어·IT업종 비중 작고 성장성 떨어져"
국내 신생 기업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기업도 고령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발표한 '열 살배기 이하 젊은 기업의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2016년 한국의 10살 이하 젊은 기업은 116개사로, 2012년보다 26.6% 줄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4개국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금융업 제외)의 설립연도 기준으로 10년이 채 되지 않은 곳을 분류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10살 이하 기업은 불과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전체 한국 기업 중 10살 이하 기업 비중은 2012년 10.1%에서 2016년 7.2%로 축소했다.

2016년 기준으로 이 비중은 미국이 31.4%, 중국이 8.2%로 한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3.8%로 한국보다 작았다.
10살 이하 기업들의 업종을 분석해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이루는 소프트웨어, 정보기술(IT) 서비스 비중이 한국은 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13%), 일본(16%)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10살 이하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 역시 한국에선 2012년 말 8.9%에서 2016년 말 8.0%로 축소했다.반면 미국에선 10살 이하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같은 기간 16.7%에서 17.1%로 확대했다.

10살 이하 기업의 시가총액 증가율 역시 한국이 7.6%로 미국(55.7%), 중국(38.0%)에 크게 뒤졌다.

젊은 기업들의 성장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진단됐다.

국내 기업의 평균 매출을 보면 전체 기업은 16.6% 감소했는데 한국의 10살 이하 기업은 더 큰 폭인 34.7%나 감소했다.

기업당 평균 총자산은 전체 기업이 2.9% 늘어나는 동안 10살 이하는 오히려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0살 이하 기업의 가치도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총자산이익률(ROA·순이익/총자산)이 0% 이하인 업체 비중은 한국이 30.1%로, 일본(15.0%), 중국(4.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주가순자산배율(PBR·시가총액/순자산)이 1 미만인 기업도 한국이 2016년 29.7%로, 중국(1.3%), 미국(13.0%)보다 높았다.

다만 수익성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진단됐다.

한국의 10살 이하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이익률은 2012년보다 3.2%포인트 상승한 6.9%였다.

전체 기업(6.9%)보다 상승 폭(1.6%포인트)이 두 배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창업업체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분사, 인수·합병(M&A) 등으로 탄생한 업체까지 포괄하는 '젊은 기업' 육성책이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 관련 젊은 기업을 키우기 위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핵심 기술을 공동 제공하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성공한 창업 롤모델을 통해 창업을 유인하고 젊은 기업과 기존 업체의 협력을 창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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