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점화' 서순석 "짜릿한 경험…'안경 선배' 고마워"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 여자 컬링 스킵 김은정과 성화 공동 점화
"성화대에서 본 개회식장, 잊지 못할 것"
"원래는 남북 선수 공동점화…공동입장 결렬로 우리가 하게 된 것"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의 공동 점화자로 나선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스킵 서순석(47·서울시)은 차분한 목소리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그는 개회식이 끝난 9일 늦은 밤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성화 점화 소감을 묻는 말에 "많이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기보다는 위에서 본 개회식 광경이 신기하고 색달랐다"라며 웃었다.

서순석은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 달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감동의 은메달을 딴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과 함께 성화 점화자로 깜짝 출연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은 두 사람은 꿈과 희망의 불씨를 옮겨 심으며 많은 감동을 자아냈다.
서순석은 패럴림픽 성화 점화 준비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남북 공동입장이 결렬되면서 김은정과 성화를 최종점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순석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한국과 북한의 선수가 함께 성화를 최종 점화하기로 돼 있었다.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순석-김은정도 최종 점화 후보군에 포함되긴 했지만,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개회식을 단 하루 남기고 남북 공동입장이 결렬되면서 서순석과 김은정이 성화 점화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서순석은 "개회식 당일 점심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게 됐다는 것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그는 "성화 점화 연습은 개회식 이틀 전에 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성화를 붙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는 말에 "개회식 전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불도 제대로 붙지 않아 애먹었다"라면서 "그래도 문제없이 성화 점화가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서순석은 함께 성화 점화에 나선 김은정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김은정 등 '팀킴' 멤버들은 컬링장에서 자주 마주치며 인사하던 사이"라며 "올림픽이 끝난 뒤엔 오늘 처음 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성화 점화를 하기 전 사람들의 눈을 피하려고 대기실에 있었는데, 김은정이 경기를 앞둔 휠체어컬링 대표팀을 위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서순석은 "강릉컬링센터의 빙질 상태와 빙판의 기울기 등 경기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라면서 "일방적인 관중 응원이 부담되지 않았는지 물었는데, 오히려 많은 힘이 됐다고 하더라. 안심됐다"고 말했다.서순석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김은정 선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팀킴'의 기운을 받아 우리도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