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개에도 MVP 놓친 이대호 "후배에게 양보해야죠"

3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으로 우수타자상 수상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에게 올해 올스타전은 특별한 축제였다.2011년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 뒤 꿈을 좇아 일본과 미국에서 치열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이대호는 6년 만에 KBO 올스타전에 참석, 후배들과 함께 추억을 남겼다.

이대호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 올스타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홈런 두 방, 그리고 팀 승리까지. 예년이었다면 이대호는 강력한 '미스터 올스타' 후보였겠지만, 최정(SK)이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2볼넷으로 활약하는 바람에 상금 300만원의 우수타자 상에 만족해야 했다.여기에 이대호는 홈런레이스 준우승으로 상금 100만원까지 챙겼다.

1회 초 3번 타자 최정의 솔로포가 나온 직후 타석에 들어간 이대호는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두들겨 연속타자 홈런을 쏘아 올렸다.

3회 초에도 최정은 배영수(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고, 이대호는 다시 한 번 솔로 홈런으로 응수했다.충분히 MVP를 노릴 만한 상황이었지만, 이대호는 5회 말 수비에서 닉 에반스(두산 베어스)에게 1루수 자리를 넘겼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대호는 딸 효린 양을 안고선 "오랜만에 올스타전에 나왔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고 돌아간다"며 웃었다.

보통 올스타전에서 MVP 수상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경기 중 교체되지 않는다.이대호는 5회 교체에 대해 "후배들에게 양보하려고 빠졌다"고 말을 아꼈다.

이제 '주장' 이대호를 기다리는 건 후반기 치열한 순위싸움이다.

롯데는 전반기를 7위로 마쳤다.

이대호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잘 쉬었다.이제 이틀 푹 쉬고 후반기 준비 잘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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