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0여억원어치가 감쪽같이 증발…경찰 수사 착수

경북 예천경찰서는 민간에 위탁해 보관하던 정부 양곡 20여억원어치가 사라져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예천군 풍양면 저장 창고 8곳에 보관한 2014∼2016년산 정부 양곡 800㎏들이 2천200여 포대가 최근 사라진 것을 예천군이 확인해 수사를 의뢰했다.통상 800㎏들이 1포대는 100만원 정도에 거래돼 사라진 쌀은 22억원어치를 넘어선다.

양곡을 보관하던 창고업자 A(46)씨는 최근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본인과 어머니 등 명의로 양곡 창고 8곳을 운영하며 매달 관리비 2천500만원 가량을 받았다.예천군은 그가 1년에 2차례 하는 정기 점검 때 양곡 포대를 창고 입구에 쌓아 공무원이 뒷부분을 보지 못하도록 눈속임을 해 온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A씨가 상당 기간 엄청난 양을 빼돌렸는데도 눈치조차 채지 못해 정기 점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미곡처리장을 별도로 운영한 점 등으로 미뤄 그가 쌀을 도정해 처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뒤를 쫓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업 관계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가 정부 양곡뿐 아니라 일반 농가에서 맡긴 쌀도 보관해 온 만큼 피해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정부 양곡을 보관할 때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보상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천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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