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에도 밀린 바른정당…"돌파구 안보인다"

'진짜 보수'외치며 창당했지만
지역기반 없고 이념도 '어정쩡'…대선연대 놓고 당내 갈등 증폭

바른정당 5.8%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오른쪽)이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정병국 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탈당파들이 창당한 바른정당 지지율이 비교섭단체인 정의당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6~8일 성인 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바른정당 지지율은 5.8%로, 정의당(6.8%)에도 밀렸다. 더불어민주당이 45.4%로 1위를 기록했고, 새누리당(13.8%), 국민의당(10.5%)이 뒤를 이었다.

바른정당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1월 첫째 주 13.4%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였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 당 소속 대선주자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5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출신 한 의원은 9일 “악재만 쌓이고 있고 돌파구가 안 보인다”며 “답답하다”고 했다.

바른정당이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영입을 추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하차하면서 대선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댈 만한 지역 기반도 없다. 이념적으로는 어정쩡하다. ‘진짜 보수’를 외치며 차별화에 나섰으나 당 정강 정책과 대선주자 공약을 보면 경제 정책은 진보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안보는 보수-경제는 진보’라는 프레임이 부각되면서 진보와 보수 어느 쪽 마음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사와 MBC가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보수(19.1%) 진보(1.2%) 지지율 모두 새누리당(28.1%, 2.4%)에 뒤졌다.당을 이끌 구심력도 약하다. 창당 주역인 김무성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고 있어 당을 주도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어느 세력과 연대를 하느냐를 두고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내용의 보수대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제3지대 연대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남 지사도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는 대연정이 새정치”라며 보수대연합을 비판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재등판설이 나오는 것은 이런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재로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기 위한 명분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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