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명품시장이 커진다…올해에만 25% 성장 전망

1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州)의 뭄바이 시내 팔라디움 몰.
구찌, 버버리 등 여러 명품숍이 입점한 이곳에서 니킬 크리슈난(30)은 여자친구와 함께 지미추 매장에 들러 4만7천루피(84만원) 짜리 구두를 여자친구에게 선물했다.

항구도시인 뭄바이에서 조선관련 업체를 운영한다는 크리슈난은 한달에 두 번 정도는 명품숍에 들러 쇼핑을 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크리슈난 뿐 아니라 몰 내 매장 곳곳에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수백만원대 가방과 수십만원대 선글라스를 쇼핑하는 이들이 끊임 없이 오갔다.

버버리 매장에서 패션컨설턴트로 일하는 히나 샤이크는 "매장이 들어선 지 5년됐는데 해마다 손님이 늘고 있다"면서 "요즘은 하루 평균 수백명 손님이 들어와 상품을 보고 15∼20명 정도가 가방 등을 실제 구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도가 연간 7%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는 것과 동시에 고가 명품 시장도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인도상공회의소연합(ASSOCHA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의류·장신구 등 상품과 호텔·스파·여행 등 서비스, 요트·자동차 등 자산 분야에서 명품시장 규모가 147억 달러(17조7천600억원)로 나타났다.

올해말에는 25% 증가해 183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5성급 호텔과 고급 식당, 전자제품, 보석 등 분야는 앞으로 3년간 30% 이상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고서는 설명했다.또한 온라인 쇼핑몰 성장과 함께 명품시장이 뉴델리, 뭄바이 등 전통적인 대도시를 벗어나 중소도시로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SSOCHAM의 D.S. 라와트 사무총장은 "인도의 산업이 성장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젊은이들이 브랜드를 점점 더 의식하고 있다"고 이같은 증가세의 원인을 설명했다.

자동차시장 전문조사업체 IHS 오토모티브도 인도에서 지난해 3만5천300대 규모였던 럭셔리 자동차 부문이 2020년에는 8만7천300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이 같은 추세에 따라 세계 기업들은 잇따라 인도 명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BMW는 이달 초 인도 수도 뉴델리 외곽 그레이터노이다에서 열린 오토엑스포에서 대형 세단 승용차인 7 시리즈를 인도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도 자사 고가 라인인 렉서스 브랜드를 이르면 올해 8월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웨스틴, 쉐라톤 호텔 등 브랜드를 가진 스타우드 호텔&리조트는 인도에 16개 호텔을 더 지을 계획이며 미국 가방브랜드 코치도 이달 초 인도 진출을 선언했다.

코트라의 최동석 서남아본부장은 "인도는 고급 직물, 수공예품, 보석 등에서 역사적으로 1천년 이상의 명품시장 전통이 있다"며 "인도시장 마케팅도 늘어나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 본부장은 "인도가 2014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1천631달러(197만4천원)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에 미국, 중국 다음으로 억만장자가 많은 나라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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