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한국형 전투기 개발 '시동'…2026년 양산 시작

미사일·폭탄 '반매립형' 설계…공군 기존 노후 전투기 대체

2018년 시제기 제작 착수
하성용 사장 "수출 성공시켜 1000대 판매 목표 달성"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의 예상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2026년 하반기부터 양산되는 한국형 전투기(KF-X)는 기체 밑에 홈을 파서 미사일과 폭탄의 절반을 숨기는 ‘반매립형’으로 개발된다.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이나 경공격기 FA-50은 기체 외부에 무기를 단 채 비행한다. 이후 3~4년간 성능 개량 과정을 거쳐 기체 안에 무기를 숨겼다가 발사할 때만 외부로 나올 수 있게 해주는 ‘내부무장창’을 장착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은 21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KF-X 체계개발 착수회의를 하고 이 같은 청사진을 내놓았다. 2002년 합참에서 장기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13년여 만에 KF-X 개발사업의 시동이 걸린 것이다. KF-X는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 F-5를 대체하는 ‘미디엄급’ 전투기다.사업 계획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마치고 2018년 7월 시제기 6대 제작에 착수해 2022년 7월 1호 시제기의 초도비행을 한다. 시험평가를 거쳐 보완한 뒤 2026년 6월까지 개발을 마친다. KAI는 2026년 하반기부터 2032년까지 KF-X 120대를 양산해 공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KF-X는 체계개발(약 8조5000억원)과 양산비를 포함, 약 20조원이 들어가는 건군 이래 최대 방산 프로젝트다. 10개 정부출연연구소와 15개 대학, 225개 기업이 참여한다.

하성용 KAI 사장(사진)은 “개발이 끝난 뒤 국내외에 1000대를 판매하겠다”며 “성능개량 과정에서 첨단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명진 방사청장은 “KF-X 사업은 항공산업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공군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성능의 전투기를 계획된 시기에 맞춰 전력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KF-X는 적 레이더에 덜 포착되도록 반매립형으로 제작하며 내부무장창이 들어설 공간을 미리 확보할 계획이다. 핵심장비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임무컴퓨터(MC) 등 97개 품목을 국산화해 가격 기준 국산화율 65%를 달성할 방침이다.

AESA 레이더와 이를 전투기에 체계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AESA 체계개발단을 설치한다. 개발단은 필요할 경우 해외 방산업체로부터 관련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천=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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