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남북 협상 지휘하며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스킨십을 통한 당청간 소통에 나서는 한편 4대 개혁 완수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시간 20여분간 진행된 이날 오찬 간담회에 새누리당 의원 159명 가운데 138명이 참석했다.특히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중도하차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참석했으나 박 대통령과 접촉은 없었다.

의원들은 국회 소속 상임위별로 테이블에 앉았고, 헤드테이블에는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정갑윤 국회부의장, 김정훈 정책위의장, 서청원·김태호·이정현·김을동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모처럼 여당 의원들과 함께 앉은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관련된 일화와 '부시맨 시리즈' 농담을 건네며 화기해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후문이다.박 대통령은 "나라 밖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며 참석한 의원들에게 정부가 하반기 주력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문화융성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에 힘을 보태달라고 주문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은 4대 개혁, 경제 활성화, 대북 문제 등 무거운 주제가 주로 얘기되면서 분위기가 엄숙해지자, 한때 유행했던 '부시맨 시리즈'를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꿨다고 한다.

반면 박 대통령은 밤샘 마라톤협상이 계속됐던 남북 고위급 접촉을 진두지휘하느라 신경을 많이 쓴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실제로 참석자들이 "입장하실 때 얼굴이 안 좋아 보이더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며 긴장과 초조함 속에 남북 고위급 접촉을 지켜보고 지휘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서청원 최고위원은 "남북 회담의 결과가 대통령의 좌우명인 원칙의 승리였다"고 건배사를 했고, 김을동 최고위원도 "초심을 잃지 말고 정신을 재무장해야 한다"고 선국후사(先國後私)의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대북 협상 타결로 연찬회가 축제와 화합의 장이었으며, 이런 기세로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이날 오찬에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현기환 정무수석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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