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21명의 '우진'과 연애…짧은 순간에도 사랑에 빠졌죠"

20일 개봉 '뷰티 인사이드' 주연 맡은 한효주

"매일 모습 바뀌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역할 맡아"
광고 같은 감각적 영상으로 '사랑의 본질' 탐색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남자 ‘우진’이 있다. 그는 남자뿐 아니라 여자, 노인, 아이, 심지어 외국인으로도 변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그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는 ‘이수’란 이름의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 광고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멜로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광고계 출신인 백종열 감독이 감각적인 영상으로 사랑의 본질을 탐색한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21명의 우진과 사랑하는 이수 역은 한효주(28·사진)가 맡았다. 10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시사회 반응이 너무 좋아서 얼떨떨해요. 전체 색감이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예요. 유럽 영화를 보는 느낌일 겁니다. 정말 만족스러워요.”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한 장면.
극중 우진 역은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유연석 박서준 김상호 김희원 등 남자 배우뿐 아니라 박신혜 고아성 등 한국 여배우, 우에노 주리 같은 일본 여배우도 잠깐씩 했다. 그들과 사귀는 이수는 처음에는 혼란스럽지만 차츰 익숙해진다.“판타지인데 마치 현실 같았어요. 스스로 이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촬영했어요. 매일 바뀌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느냐를 묻는 철학적인 영화예요. 명쾌하게 끝나지는 않지만 과연 나라면 어떨까 자문하게 합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여운을 남기는 영화죠.”

한효주는 우진 역을 한 배우들의 열정에 탄복했다고 한다. 모두 잠깐씩 등장할 뿐인데, 다양하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구해 왔다. 배우들이 연구를 많이 한 덕분에 관객이 우진을 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는 원래 오래 만나야 감정이 생기는 사람인데 이 영화를 하면서 많은 배우를 만나 보니 짧은 순간에 매력을 캐치하게 되더군요. 모든 사람과 사랑할 수도 있을 듯싶어요.”막바지에는 한효주가 13명의 우진과 한 차례씩 키스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기서 그는 처음에는 진지하게 했지만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키스하게 됐다고 한다. 23세의 배우 고아성은 데뷔 후 첫 키스 신을 한효주와 찍었다.

파스텔조의 화면에는 한효주의 얼굴이 다른 출연작보다 아름답게 나왔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영화를 찍는 4개월간 매주 한 번씩 피부과에 갔어요. 연기보다 얼굴에 부담감을 느꼈어요. 20년간 CF를 찍던 감독이라 비주얼에 예민했어요. 제 얼굴을 보면 어제 뭐 했느냐고 물어봐요. ‘아침 얼굴’이 다르다고 아침에는 찍지 않더라고요.”배우의 얼굴을 가까이서 찍는 클로즈업이 많은 영화다. 특히 한효주의 왼쪽 얼굴이 많이 잡힌다. “저는 오른쪽, 왼쪽 둘 다 괜찮은데, 감독은 왼쪽(얼굴)에 집착했어요. 편집할 때 왼쪽 장면밖에 없어 난감했대요. 누구나 얼굴이 비대칭인데, 저는 왼쪽 선이 좀 더 여성스럽고, 오른쪽은 약간 굵은 남성미가 있답니다.”

이수와 한효주의 연애 스타일은 어떻게 다를까. “이수는 제가 볼 때 천사예요. 도시락을 싸서 남자에게 갖다 줍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그릇이 큰 여자일 거예요. 저는 그만큼은 아니에요. 좋은 여자이고 싶지만 좋은 여자는 아닙니다. 항상 일에 먼저 집중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