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시장 급성장…마윈에 러브콜 보내는 해외 정상들

마윈, 1년 새 메르켈·올랑드·모디 등 6명 만나
빌 클린턴 등 유명인사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이 해외 정상을 상대로 한 세일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 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두 달도 안 돼 두 차례 독대한 것을 포함해 최근 1년 새 한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모두 6개국 정상과 대면(對面) 접촉했다. 해외사업을 확대하려는 알리바바와 자국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하나라도 더 팔려는 외국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디 총리와 두 달도 안 돼 두 차례 독대지난 16일 상하이 포트만 리츠칼튼호텔. 모디 총리가 인도·중국 비즈니스포럼 참석에 앞서 마 회장을 비롯해 중국 최대 쇼핑몰 개발업체 완다의 왕젠린 회장,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쑨야팡 회장 등 중국의 간판 기업인 25명과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마 회장은 모디 총리 왼쪽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첫 번째 발언 기회를 얻었고, 기념촬영 때도 모디 총리 오른쪽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였다. 회의 후엔 모디 총리 요청으로 단둘이 대화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모디 총리는 이후 진행된 포럼 기조연설에서 유일하게 마 회장을 언급했다. “3월에 마 회장을 만났을 때 인도의 미소금융을 어떻게 강화할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면은 해외 정상을 상대로 알리바바 세일즈에 나선 마 회장의 최근 행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에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4개국 정상과 박람회장이나 정상들의 집무실에서 접촉하거나 독대했다.中 온라인 소비시장에 해외 정상도 러브콜

해외 정상들이 마 회장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온라인 소비시장에서 알리바바가 80%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분기 소매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6%로 지난해 연간 성장률(1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1분기 온라인 소매 매출은 41.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까지 날아가 마 회장에게 캐나다 식품과 중소기업 제품의 중국 내 판매 협조를 요청한 배경이다.

알리바바는 10%에 불과한 해외매출 비중을 높여 진정한 글로벌기업이 되려고 한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알리바바는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세계인이 쓰는 국제 표준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이를 위해선 해외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해 해외 정상과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세계 유명인사 활용한 마케팅

마 회장은 강연하는 걸 즐기고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 때 가발을 쓰고 로커로 변신하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세계 유명인사와 교류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2005년의 ‘서호담판(西湖論劍)’이 대표적이다. 항저우로 날아온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마 회장을 두고 “작은 키, 큰 야망”이라고 극찬했고, 2009년 알리바바 10주년 창립기념일 행사 때는 인터넷 화상으로 마 회장과 대화를 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할리우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 등이 마 회장의 친구로 불린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16일 22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21개 경제협력 문건 체결식에 참석하는 등 2박3일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쳤다. 이들 문건은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 방문 때 맺은 5년간 200억달러가 들어가는 경제협력사업 일부를 포함한다고 인도 관리들이 전했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