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도 처방이 필요해…안들릴 땐 '귓바퀴형'·울릴 땐 '고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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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보청기 선택 어떻게
어버이날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과 '큰 소리' 안 내려면…
난청 방치하면 소외감·우울증…치매 위험도 일반인의 3~5배
사람마다 못 듣는 주파수 달라…아무거나 쓰면 이명·두통 올 수도
첫 착용 땐 소리 60%만 키우고 1 대 1 대화로 석달간 적응 훈련
매년 검진 통해 소리 재조정해야
실제로 보청기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현재 시판 중인 제품만도 수십여종이다. 어느 것이 적합한지 알기 어렵다.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아 구입해야 하는지, 전문 판매점에 바로 가서 사면 되는지도 의문이다.◆노부모 청력 검사부터
이호기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사람마다 잘 못 듣는 주파수 소리를 찾아내고, 해당 주파수를 잘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골라야 만족도가 높다”며 “자신의 청력 상태에 맞지 않는 보청기를 쓰면 오히려 난청이 더 심해지거나 이명·두통 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청력 상태 따라 모양 달라안과 의사가 안경을 직접 팔지 않듯 이비인후과 의사도 보청기를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 이비인후과에서 검진을 받고 보청기 처방을 받아 판매점에서 구입해야 한다.
요즘 나오는 보청기는 작은 소리와 큰 소리를 편안히 다 들을 수 있게 압축 기술을 적용, 말소리를 더 명료하게 들을 수 있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TV나 라디오 같은 전자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최첨단 제품도 나왔다. 이 원장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귓바퀴를 이용해 마이크를 귓속에 넣어주고, 소리 울림이 심하면 보청기에 구멍(환기관)을 최대한 크게 뚫어 귀 깊숙이 넣어주는 등 보청기 모양도 청력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고 말했다.
구입할 때는 나중에 고장날 경우 판매점에서 바로 수리해주는지, 수리가 오래 걸리면 대여 보청기를 제공하는지, 보청기 분실보험을 들 수 있는지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보청기 훈련 어떻게
보청기는 안경처럼 한 번 맞춰 끼기만 하면 즉시 효과를 나타내는 게 아니다. 보통 2~3개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보청기를 처음 사용하면 ‘삐~’하는 음과 함께 온갖 소리가 증폭돼 동굴 속에 있는 것처럼 귀가 웅웅거린다.
이 원장은 “처음에는 듣고자 하는 소리의 60% 정도만 들리도록 출력을 맞추고 3개월 동안 환자 상태를 점검하면서 출력을 조금씩 높여준다”고 말했다. 우선 잠깐씩 쓰면서 조용한 실내에서 한 사람과 대화를 해본다.
간혹 늙어 보인다는 인식 때문에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보청기 도움을 받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도 재임 기간에 보청기를 착용했다.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이호기 소리이비인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