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청해진해운, 낡은 배 돌려막고 '빚 털기'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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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낸 청해진해운은 옛 세모해운 시절부터 낡은 배를 돌려막으면서 빚을 털어내는 수법을 반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 선박 헐값 매입, 비정상적인 채무 탕감, 안전 비용 절감 등으로 발생한 차익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을 불리는 데 일조했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부실한 운영 탓에 이 회사가 띄운 배에 탄 승객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례가 반복됐고, 끝내 세월호가 지난 16일 476명을 태우고 침몰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모그룹은 1997년 8월 외환위기를 앞두고 16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이어 1999년 2월 법원에서 세모그룹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계획안이 인가됐다.당시 세모그룹이 당좌계좌를 튼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서류상 세모그룹의 부도 사유는 '어음 결제 자금 부족'으로 돼 있다"며 "자금 융통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룹 규모에 견줘 결제가 소액이라 고의 부도를 의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모그룹 부도 직후 집계된 이 회사의 금융권 여신은 3800억 원에 달했다.
매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따져 16년이 지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조 원에 육박한다.세모그룹이 부도난 지 1년 만에 청해진해운의 '형님' 격인 ㈜온바다가 1998년 11월 세워져 옛 세모해운의 선박을 물려받아 여객선 사업을 재개했다.
㈜온바다의 대주주 김혜경 현 한국제약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진 최측근이다.
세모그룹의 법정관리 개시와 같은 때인 1999년 2월 청해진해운이 세워져 2005년 10월 옛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그룹은 본격적으로 재기했다.같은 시기 ㈜온바다는 자본잠식에 빠져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이후 청해진해운에 인수됐다.
결국 세모→온바다→청해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박까지 물려받아 여객선 사업을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법정관리와 출자전환으로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은 셈이 됐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돈이 있는데도 일부러 빚을 갚지 않은 채 부도를 내고 곧바로 다른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록상 세모그룹의 부실 자산은 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어가 정리됐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노후 선박 헐값 매입, 비정상적인 채무 탕감, 안전 비용 절감 등으로 발생한 차익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을 불리는 데 일조했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부실한 운영 탓에 이 회사가 띄운 배에 탄 승객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례가 반복됐고, 끝내 세월호가 지난 16일 476명을 태우고 침몰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모그룹은 1997년 8월 외환위기를 앞두고 16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이어 1999년 2월 법원에서 세모그룹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계획안이 인가됐다.당시 세모그룹이 당좌계좌를 튼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서류상 세모그룹의 부도 사유는 '어음 결제 자금 부족'으로 돼 있다"며 "자금 융통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룹 규모에 견줘 결제가 소액이라 고의 부도를 의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모그룹 부도 직후 집계된 이 회사의 금융권 여신은 3800억 원에 달했다.
매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따져 16년이 지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조 원에 육박한다.세모그룹이 부도난 지 1년 만에 청해진해운의 '형님' 격인 ㈜온바다가 1998년 11월 세워져 옛 세모해운의 선박을 물려받아 여객선 사업을 재개했다.
㈜온바다의 대주주 김혜경 현 한국제약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진 최측근이다.
세모그룹의 법정관리 개시와 같은 때인 1999년 2월 청해진해운이 세워져 2005년 10월 옛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그룹은 본격적으로 재기했다.같은 시기 ㈜온바다는 자본잠식에 빠져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이후 청해진해운에 인수됐다.
결국 세모→온바다→청해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박까지 물려받아 여객선 사업을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법정관리와 출자전환으로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은 셈이 됐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돈이 있는데도 일부러 빚을 갚지 않은 채 부도를 내고 곧바로 다른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록상 세모그룹의 부실 자산은 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어가 정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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