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전도사' 이지선 "좀 늦으면 어때요. 그저 천천히 갈 수 있으면 돼죠"

사진출처=이화여대
[ 김민재 기자 ] "감사가 진통제는 줄 수 없었던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줬다."

'희망전도사' 이지선 씨(사진)가 지난 11일 이화여대 ECC 이삼동 홀에서 열린 '1학년 커리어 박람회' 특강에서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니 기적이 일어났다"며 '3도화상'의 상처를 극복한 경험을 전했다.이 씨는 대학원을 준비하던 대학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다. 사고 당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친 이씨는 자신의 오빠가 운전하던 차에 동승했다. 신호대기 중 이던 이 씨의 차를 음주운전 차량이 덮쳐 화재가 발생했다.

그는 이 사고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피부 이식 수술을 거듭하던 이 씨에게 어머니는 '하루에 한 가지' 감사할 꺼리를 찾자고 제안했다.

그는 "감사가 진통제는 결코 줄 수 없었던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신의 감사를 '신앙'으로도 이어갔다. 사람을 피해 움츠러드는 그를 위한 담임 목사의 간절한 기도는 용기가 됐다. 그는 자신이 처했던 상황이 '동굴'이 아니라 끝이 있는 '터널'이며, 그 끝에 해피 엔딩이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고 후 재활치료를 받던 중 그는 "보이는 것처럼 불행하지는 않아요"라며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것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씨가 올린 글들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들은 책으로까지 엮어졌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걸 목격하며 '인생의 목적'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의 목적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고백했다. 재활상담에 이어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이 씨는 자신의 사명을 '사회복지'로 정했다. 현재 그는 UCLA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두려운 건 천천히 하는 것이 아니라 멈춰서는 것'이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한 이 씨는 "좀 늦으면 어때요. 그저 천천히 이 길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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