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본산 美 미시간주 노동운동 최대 위기

주하원, 근로권법 통과…비노조원 회비징수 못해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는 미국 노동운동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산별노조총연맹(AFL-CIO)에 이은 2대 노조인 미국자동차노조(UAW)는 1935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결성돼 미국의 현대 노동운동을 이끌어왔다.

그런 미시간주의 노동운동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장악한 주 하원이 11일(현지시간) 이른바 ‘근로권법(right-to-work bills)’을 통과시킨 데 이어 역시 공화당 소속인 릭 스나이더 주지사가 즉각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다. 주 상원은 지난주 법안을 통과시켰다.근로권법이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노조에 회비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명시한 법이다. 그동안은 비조합원도 강제로 노조에 회비를 내야 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UAW를 비롯한 이 지역 노조들이 예산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권법은 그동안 루이지애나를 포함한 미국 23개 주에서 시행돼왔다. 미시간주는 이 법을 시행하는 24번째 주가 됐다. 특히 미시간은 노동운동의 요람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이번 법안 통과는 미국 노조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운동은 이미 쇠락의 길을 걷는 추세다. 노동부에 따르면 2004년 65만4000명에 달하던 UAW 조합원 수는 현재 38만명으로 줄었다. 미국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11.8%에 불과하다.

노조 측은 “잠자는 거인을 깨운 엄청난 실수”(밥 킹 UAW 위원장)라며 강력 반발했다. 1만2000명의 노조원들은 주 의회 건물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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