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납품가 인하, 거저달라는 것"

반월.시화공단 중소기업 방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연일 대기업 비판에 나서고 있다.최 장관은 28일 시화공단에 위치한 전자부품 생산 업체와 반월공단 염색공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정책 재편을 주문한 뒤 중소기업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최 장관은 간담회에서 "수출 대기업 위주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재래 시장에서는 경기회복의 속도를 체감할 수 없다고 한다"며 "특히 납품 중소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데도, (대기업으로부터) 납품단가 인상은 커녕 인하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그는 "막말로 매년 5%씩 납품단가를 깎으라면, 10년이 지나면 거저 납품하라는 것 밖에 안된다"며 "매년 5%씩 깎으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고 법적으로도 못하게 돼 있지만, 계약을 서류로 안하고 구두로 하다보니 그런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개선하고 인력과 판로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니 현장 인력 대책도 한 번 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업종간, 기업규모간 체감하는 온도가 많이 다르다"며 "현장을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점검해보려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업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기업은 흑자가 나지만, 우리는 흑자 속 적자다",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납품 단가는 인하해 달라고 한다", "외국인 고용도 쉽지 않고, 공고 졸업생은 아예 못구한다",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든다" 등 구체적인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납품단가 조정협의회 제도를 아느냐"며 "대기업이 납품단가에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조치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못하는 상황"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앞으로 남동, 구로공단 등 주요 산업단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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