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10.4 공동선언] 테이블에 앉자마자 사인‥선언문 교환뒤 축배

남북 정상 간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문' 서명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4일 오후 1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언문 서명식을 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안녕하십니까.

편히 쉬셨습니까"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노 대통령은 "아침에 서해갑문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답했다.곧바로 두 정상은 준비된 서명식장에 입장했다.

양측 실무진 간에 합의문 작성을 위한 사전 작업이 충분해서인지 두 정상은 서명식장에 입장하자마자 곧바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명을 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선언문에 서명하는 동안 남측에선 권오규 경제부총리,이재정 통일부 장관,김만복 국정원장,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뒤에 섰다.북측에선 김영일 내각 총리,김일철 인민무력부장,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다.

서명을 마친 두 정상은 선언문을 교환한 뒤 악수를 했고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했다.

포즈를 취하던 중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고,두 정상은 맞잡은 손을 취재진을 향해 높이 들어 보였다.두 정상은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고 양측 배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뒤이어 두 정상은 서명식장을 나와 백화원 영빈관 내 오찬장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남측 공식 수행원들과 악수를 했다.

같은 시간 노 대통령은 대기하고 있던 북측 고위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오찬 테이블에 앉은 뒤 김 위원장은 옆 자리의 노 대통령에게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도 이 자리에 앉으셨다"고 설명했다.

원탁 모양의 테이블 중앙에는 노 대통령이 앉았고 그 왼편에 김 위원장,오른편에 권 여사가 자리했다.

먼저 북측의 김영일 총리가 건배사를 했다.

김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제 끝나게 된다"며 "국방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노무현 대통령께서 역사적인 선언을 채택하신 데 대해 모두의 마음을 합쳐 열렬한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 내외분의 건강을 위해,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동지의 건강을 위해 이 잔을 들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남측 대표로 이재정 장관이 일어나 답사를 했다.

이 장관은 "만남은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정상께서는 만남 자체의 의미를 넘어서 민족의 장래에 하나같이 소중하고 뜻깊은 합의를 이뤄냈다"고 했다.

또 "이번에 만남의 역사적 결단을 내린 남북의 두 정상분께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건배사와 답사가 끝나자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 내외와 권 부총리,김우식 부총리와 차례로 잔을 부딪쳤다.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련한 답례 만찬에서 그랬듯이 김 위원장은 '원샷'을 했다.

반면 노 대통령은 포도주를 조금 남겼다.

뒤이어 김 위원장이 주최한 환송오찬이 이어졌다.한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언문의 명칭과 관련해 '2007 남북 정상 선언'으로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평양=공동취재단/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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