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서브프라임 감원' 태풍…메릴린치 채권대표 경질

미국 월가에 대규모 감원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크레디스위스 리먼브러더스 UBS 등 내로라하는 월가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메릴린치는 글로벌 채권 담당 대표를 전격 경질했다.

씨티그룹도 감원을 검토하고 있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 따른 후폭풍이 월가를 흔들고 있다.

메릴린치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채권담당 대표인 오스만 세머시와 미국 채권 부문 대표인 데일 라탄지오를 경질했다.이들은 채권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전해졌다.

메릴린치는 상반기 매출액 54억달러 중 22%를 채권에서 내는 등 채권 비중이 높다.

모건스탠리는 모기지 담당 직원 600명을 추가로 감원한다고 밝혔다.이는 모기지 관련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모건스탠리는 이와 함께 미국 내 모기지 담당 사업부문 3개를 하나로 통합키로 했다.

또 베어스턴스는 310명을,크레디스위스도 170명을 줄인다고 각각 발표했다.베어스턴스는 올초부터 현재까지 모기지 사업부문 직원을 40% 가까이 줄여왔다.

이에 앞서 리먼브러더스는 지난 여름부터 2500여명을 감원하고 있다.

최근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UBS는 전체의 7%인 1500여명을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휴 젠킨스 투자은행부문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실적악화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의 척 프린스 회장은 1만7000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프린스 회장 자신이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감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이처럼 월가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대부분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이미 씨티그룹 UBS 등이 3분기 적자를 냈으며 다른 금융회사들도 큰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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