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품질 역량 中企·공공부문 전파" .. 표준협회 좌담회

한국표준협회는 지난 7일 열린 '2005 국가품질경영대회'와 관련,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품질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고도화 전략'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박영택 품질경영학회 회장(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허범도 산업자원부 차관보,존 C 험프리 JD파워 부사장,이계형 표준협회 회장,김정률 현대미포조선 전무,김종신 한국서부발전 대표,이경재 삼진엘앤디 대표가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한국이 수출강국이 된 데는 부단한 품질혁신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고품질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과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영택 회장=한국의 수출품 중에서도 휴대폰,자동차,액정표시화면(LCD),조선기자재 등은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이들 제품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허범도 차관보=우리나라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8% 수준으로 예상치를 밑돌지만 수출 증가세는 2003년 이후 연속 두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수출 주력 품목에 대해 품질을 꾸준히 높여온 데 따른 것이다. ◆이계형 회장=최근 수출되는 우리 상품의 공통점은 예전과 달리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이다. 휴대폰,디스플레이,자동차 등은 고품질 이미지와 한류 등 문화상품에 힘입어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중남미 러시아 아랍지역에서 활발히 팔리고 있다. 이는 제조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종업원이 품질혁신을 공감하고 계속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 회장=올해는 환율 불안과 유가 폭등으로 기업환경이 이래저래 어려웠다. ◆이경재 대표=대기업은 해마다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지만 협력업체는 그 정도의 이익을 내는지 궁금하다. 대기업의 원가절감 방법 중 하나가 협력업체의 자재비 인하다. 인하되는 자재비 만큼 협력업체가 원가절감에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기 마련이다. 제도적인 안정장치가 아쉽다. ◆김정률 전무=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수만여종에 이르는 기자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를 두고 있다. 협력업체와 회사가 하나라는 인식으로 5000만원까지 현금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전자거래를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협력업체에 품질 검사요원을 정기적으로 파견해 품질 향상과 아울러 균일한 품질을 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박 회장=이제 산업 전반을 둘러보자. 올해 한국 경제는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았다. ◆존 C 험프리 부사장=가격의 중국,기술의 일본 사이에서 한국경제의 활로는 품질 혁신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국 산업의 공동화를 막으려면 생산제품뿐 아니라 정치와 행정 등 전 부문에서 품질국가로 향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는 중국과 일본의 협공을 받아 호두깎이 속의 호두처럼 깨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다. ◆김종신 대표=그동안 정부의 독점사업으로 인식돼온 전력산업도 구조개편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간 경쟁에서 나아가 대형 민간자본,국제 경쟁까지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해외사업 등 미래수익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회장=고품질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방향은 무엇인가. ◆허 차관보=대기업은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일류기업으로 인정받는 등 제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과 공공 부문은 품질혁신 역량이 부족한 편이다. 정부는 따라서 품질혁신을 통한 제2의 도약을 마련하기 위해 5개년 계획인 '품질경영 기본계획'을 수립해 올 3월 고시했다. 지역특성에 적합한 클러스터를 통한 다양한 품질력 확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급정보에 취약한 이들에게 국가 품질정보망을 구축해 다른 기업의 성공사례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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