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日 '100엔숍'의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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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도시 근교 주택가의 전철역 부근이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점포가 있다.
'1백엔숍 다이소'란 간판을 단 가게다.
이곳에선 화장품 가정용품 완구 식품 등 6만가지 상품을 1백엔 균일가에 판다.
우리나라 돈으론 1천원 정도지만 물가 차이를 감안하면 3백∼4백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곳에선 꽤 그럴듯한 물건을 살 수 있다.
일본 경제잡지 다이아몬드가 지난해 12월 선정한 고객만족도 10위 기업중 '1백엔숍 다이소'는 도쿄 디즈니랜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저가 의류매장인 '유니크로'.
2,3위에 나란히 오른 소매점들은 하나같이 저가상품으로 승부한다는 게 특징이다.
'1백엔숍 다이소'는 지난 72년 탄생했지만 체인점이 본격적으로 늘고 손님이 몰리기 시작한건 97년 이후다.
점포가 늘면 구매력이 커지고 좋은 물건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점포확대-가격인하-손님증가의 선순환 사이클이 작동하게 된다.
현재 다이소는 일본 전역에 2천5백여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결산한 2000 회계연도 매출액은 2천20억엔(약 2조2백억원).
1백엔짜리만 판매하므로 연간 20억개 이상 팔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적으로는 일본 인구 1억2천만명이 한명도 빠짐없이 '1백엔숍 다이소'에서 한해 17개씩 물건을 산 셈이다.
그런 다이소가 우리나라에 진출한다.
지난 88년부터 일본의 1백엔숍에 생활용품을 수출해온 아성산업이란 중소기업과 합작,우리나라에 '다이소'란 이름의 원 프라이스숍(단일가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성산업은 '아스코이븐프라자'란 이름으로 전국에 94개의 균일가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 점포는 5백,1천,1천5백,2천원 등 4가지 가격으로 상품을 팔고 있다.
다이소가 일본과 경영환경이 판이한 한국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이소를 유통시장의 스타로 만든 장기불황과 알뜰한 소비자,상품공급 네크워크 등 충분조건이 한국엔 갖춰져 있지 않은 까닭이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