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 '도다 이쿠코씨'

[ 도다 이쿠코 약력 ] 일본 아이치현 출생(39세) 학습원대학 졸업(일본문화사) 79년 한일학생교류프로그램으로 방한 83년 한국유학 연세대 계명대 고려대 저서 ''평상복차림의 서울안내'' ''서울 사랑해''(일어)와 ''한 이불속의 두나라''(한국어) 등 다수------------------------------------------------------------------------ "모처럼 외출을 하려고 화장하는 것은 이해하지요. 일본사람으로서 의아해하는 것은 반상회에 가면서 짙은 화장을 한다거나 향수를 뿌리는 아줌마들입니다" 한국 여자들에게 따가운 지적을 거침없이 쏟아내 화제가 됐던 "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의 대표집필자 도다 이쿠코는 "일본에서도 시내중심가를걷다 보면 짙은 화장을 한 여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책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집필하면서 개인적인 편견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을 설문에 참여시켰으며 일본과 비교할 수있는 내용을 함께 담아 독자들이 판단할 수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출판계기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일본은 있다, 없다"는 논쟁이 대두되면서 주한 일본인사이에 "우리도 할 말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식이 쌓여 왔다고지적했다. "출판회사가 이런 책을 써 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의뢰해 왔습니다.개인적으로 "한국의 아줌마들은 무섭다"라는 생각을 해 왔는데 마침 출판의뢰를 받은 거지요" 그는 한국사람이 일본에 1~2년 살아보고 쓴 얘기나 주한 일본인들이 한국을 비판하는 책들이 상업적 의도에서 양국간 해묵은 감정을 역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경험을 기초로 쓴 책이니만큼 얼마든지 반론이 있을 수 있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도다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일 학생교류 프로그램이 있어 1주일정도 민박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는 어렴풋이 양국간에 "뭔가 있다"고 느꼈고 83년 유학생이 돼 다시 한국을 찾게 됐다. 일본에서 역사학을 공부했지만 "미제"란 단어는 들었어도 "일제"란 말은 써보지 않았다는 그는 처음 유학왔을 때 "일제시대가 뭔 얘기인지 어리둥절했다"고 기억을 되살린다. 올바른 역사인식의 배양은 양국간에 보다 깊은 상호이해를 위한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문화에 대한 시장개방으로 젊은이들간에 대등한 위치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분출되고 있는 것 같아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활"(작가 이현세)이란 만화를 일본에서 번역, 출판한 적이 있는 도다씨는 일본측 출판사 사장이 "한국엔 일본만화의 해적판들이 범람한다.우리도 계약없이 출판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농담처럼 얘기했을 때 얼굴을 붉혔던 기억이 있다. 그는 일본 출판업계에는 "폭력만화는 한국에서 가져간 것이지 일본이 수출한게 아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양국간 문화개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젠 정당하게 저작료를 지불하고 양질 만화를 들여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만화는 애들이 보는 것"이란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