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시설 낡아 툭하면 고장...대답없는 119

서울시내 119 소방서의 지령실에 설치된 119전화수보대(신고전화를 받는 장치)가 낡고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성동구 화양동 일광기업(주) 화재(필리핀인 2명 사망.재산피해 5억2천여만원) 당시 소방차의 출동이 늦어져 피해가 컸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소방본부가 서울 성동소방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전화수보대의 고장으로 신고접수가 안됐다는 사실이 26일 밝혀짐에 따라 확인된 것이다. 사고당시 불을 처음 본 인근 식당 종업원 허모씨(49.여)는 "새벽 2시반경 일광기업 옥상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곧바로 119전화를 걸어 10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여기는 성동소방서 입니다"라는 녹음된 여자 목소리만 나왔다"고 밝혔다. 공장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최모씨(28)등 직원들도 불이 나자마자 119신고를 했으나 `통화중''이거나 녹음된 목소리만 나와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서 불과 5백여m 떨어진 성동소방서는 이날 새벽 3시5분경에서야 지령실에 설치된 경비전화를 통해 인근 경찰서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서울시내 한 소방서 직원은 "최근에 개서한 일부 소방서를 제외하고 성동 영등포 등 대부분의 소방서 지령실에 설치된 수보대가 지난 80년에 설치된 이후 교체된 적이 없어 내구연한인 7, 8년을 훨씬 넘기고 있다"며 "먼지를 턴다고 기계에 설치된 전화선을 약간 건드리기만 해도 끊어지기가 일쑤여서 신고를 받는데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장난 수보대를 복구하는 전문인력이 서울시 소방본부에만 2명이 있을 뿐 일선에는 한명도 없어 사소한 고장에도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