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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처치에 급급한 '갑갑한' 미세먼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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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발생 원인찾기보다 저감방안 마련에만 몰두

    국가프로젝트사업단 출범
    미세먼지 연구 496억 투입…원인규명 제대로 할지 주목
    응급처치에 급급한 '갑갑한' 미세먼지 정책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초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19년까지 총 496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와 비슷한 사업은 3년 전에도 진행됐다. 미래부는 초미세먼지 특성을 실시간 분석하고 고효율 정화장치를 만들겠다며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3년간 85억원이 투자됐다. 정부는 앞서 2007년에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 용역을 벌였다. 하지만 미세먼지 원인을 묻는 국민의 질문에 정부는 아직도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인 규명 늦어져

    응급처치에 급급한 '갑갑한' 미세먼지 정책
    정부는 2014년 미세먼지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커지자 과학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당시 사업단은 국내에서 검출된 미세먼지 종류를 분석하고 이를 막을 필터 개발에 집중했다. 미세먼지 분석 모델 역시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해외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보완하는 쪽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응급처치에 급급한 '갑갑한' 미세먼지 정책
    비슷한 일은 그보다 7년 전에 일어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 한국외국어대를 연구 주관기관으로 하는 ‘미세먼지 배출원 분석 및 배출자료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냈다. 11개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한 이 보고서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 분석 모델의 장단점까지 비교했다.

    전문가들은 10년 넘게 미세먼지 연구가 이뤄졌지만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한다.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대책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도 모른 채 응급처치에만 몰두했다. 이 때문에 올해 시작한 국가전략프로젝트 역시 미세먼지 생성 원인부터 다시 찾아야 하는 도돌이표식 연구를 해야 할 처지다. 2014년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사업단을 이끈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한국형 초미세먼지 독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미세먼지를 막는 공기정화 장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한국형 평가 모델이나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이 더 앞서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자 제각각 결과 혼선 초래

    곳곳에선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불어온 황사가 전국을 덮었다. 황사가 몰려와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 시정거리가 짧아지지만 이날 하늘은 파랗게 보였다.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햇빛이 작은 입자에 부딪히면서 산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하늘이 맑게 보인 것은 초미세먼지 양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인 초미세먼지(PM2.5) 중 산란을 일으키는 건 입자 크기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다. 보통 황사가 몰려오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국가전략프로젝트 미세먼지사업단장을 맡은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연구자마다 제각각 해석한 결과를 일반화해서 소개하다 보니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뿐 아니라 부처 간 장벽도 여전히 남아 있다. 범부처가 참여하는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이 꾸려졌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독자적으로 에너지 발전 분야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동시다발적 관측 중요”

    중국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대기 오염은 세계 각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5~6월 한반도 일대 초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미세먼지 생성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DC-8 항공기 등을 동원한 육해공 대규모 관측을 벌였다. 한국에선 93개 대학과 기관 연구팀 300명, 미국에선 40개 팀 280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한반도 상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기 질 연구가 이뤄진 건 처음이다.

    배 단장은 “미세먼지는 바람과 햇빛 같은 자연환경뿐 아니라 차량 2부제 같은 제도 시행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며 “일정 기간 집중해서 한반도 전체의 관측 정보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는 6월 한·미 공동 연구진이 지난 1년간 분석한 결과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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