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4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일본 메신저 자회사 라인 등 해외 사업과 국내외 모바일 광고 부문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 '연 매출 4조·영업익 1조 시대' 열었다
네이버는 26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조850억원, 영업이익이 2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28.9% 늘었다고 공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조226억원, 영업이익 1조102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 벽을 넘어섰다.

네이버가 2002년 상장 후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데 6년이 걸렸지만 2조원은 단 3년 만에 돌파했다. 이어 2015년 3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단 1년 만인 지난해 4조원 고지에까지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실적 호조의 일등공신으로는 지난해 7월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한 자회사 라인이 꼽힌다. 라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74억6500만엔(약 3824억원), 영업이익은 16억300만엔(약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105.3% 급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408억엔(약 1조4370억원), 영업이익 156억엔(약 1592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라인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른다.

플랫폼 사업의 성공 잣대로 꼽히는 광고 부문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27.1% 증가한 82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은 56%로 지난해 1분기 PC 광고를 앞지른 이후 격차를 더욱 벌렸다. 최근 새로 출시한 모바일 신규 광고 상품도 반응이 좋아 올 들어 관련 매출이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 측은 이날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11월 새로 선보인 모바일 쇼핑 검색 광고는 네이버 쇼핑 입점업체 12만여곳 중 1만여곳에서 사용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성과는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상반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출시하고 자율주행차 로봇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기계번역 등 차세대 기술과 콘텐츠 분야에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외 우수 인재 유치와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별도 공시를 통해 사내기업(CIC)으로 운영해온 웹툰·웹소설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100% 자회사로, 대표이사로는 기존 웹툰·웹소설 CIC를 총괄해온 김준구 대표가 선임됐다. 회사 측은 웹툰의 제작·배포 사업에서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