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고급·대중문화 결합시킨 '극장인'"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극장에 관객이 오지 않으면 배우들이 굶어 죽었어요. 그만큼 대중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했죠. 우리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고급 예술로만 알고 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대중과 호흡하는 작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한 사람입니다.”

연극 ‘겨울이야기’ 개막을 앞두고 5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연출한 로버트 알폴디(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알폴디는 연출을 맡은 첫날 배우들과 만나 “아무리 400년 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동시대 관객과 호흡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 사이의 갈등을 다룬 ‘겨울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셰익스피어는 고급문화와 대중예술을 완벽하게 결합한 사람입니다. 그의 연극을 보면 성공적인 연출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도구가 없습니다. 소의 피를 사용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음악을 넣기도 했어요. 대중이 예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한 사람이에요.”

알폴디는 “연출가로서의 셰익스피어는 또 다르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극장인’”이라고 평가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