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크리에이티브 스타트업 코리아’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뇌파 측정장치를 체험하고 있다. 한경DB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크리에이티브 스타트업 코리아’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뇌파 측정장치를 체험하고 있다. 한경DB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싱크(Thync)는 지난해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1300만달러(약 154억원)를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뇌에 전기 자극을 줘서 휴식을 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개발한 벤처회사다.

치매를 완화해주는 웨어러블 기기인 와이밴드를 생산하고 있는 벤처기업 와이브레인은 최근 골프존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양사 계약에 따라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골프존이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가벼운 증세를 완화하는 데도 기기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T공룡부터 스타트업까지…200조 뇌산업 '빅뱅'
○치료제, 장비 등 불붙는 개발 경쟁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뇌 관련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빅데이터 기술, 진단 장비 등이 발전하면서 국내외에서 뇌 관련 질환의 치료제뿐 아니라 각종 장비, 진단 및 분석 서비스 개발경쟁이 불붙고 있다.

뇌산업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머크 등 제약사뿐 아니라 닐슨컴퍼니, 마이크로소프트, 액센츄어 등 IT 기업, 컨설팅 기업 등도 뇌 관련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뇌산업 시장조사업체 샤프브레인에 따르면 미국의 뇌 관련 지식재산권의 72%를 일반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닐슨컴퍼니(지식재산권 수 기준 1위)가 연구기관인 뉴욕대(19위)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4위), 제너럴일렉트릭(11위), IBM(14위)도 뇌 관련 지식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싱크를 비롯한 뇌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MRI·IT 발전이 촉매제

뇌에 대한 연구가 치료제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해진 것은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진단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하게 뇌의 구조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IT를 접목하면서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 일동제약, 메디포스트 등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시험 1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추출한 물질을 활용해 천연물 치매 치료제 연구를 시작했다. 메디포스트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스템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뉴로게이저는 MRI 장비로 찍은 뇌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뇌의 면적, 부피, 발달 정도 등의 생물학적 나이뿐 아니라 지능, 인지능력, 스트레스 정도까지 감지해내는 기술이다. 이 회사는 2016년 본격 서비스를 목표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는 “최종적으로 브레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뇌 정보를 통해 질병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로테크놀로지산업협회(NIO)에 따르면 전 세계 뇌산업 시장 규모는 1600억달러(2013년 기준)에 이른다. 올해는 17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