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노숙인에서 변호사로…인생을 바꾼 '목적의 힘'…난쟁이 택시운전사, 하버드로 간 까닭은
가난한 집안의 키 작은 소년 피터는 마음 둘 데가 없다. 학교에서는 난쟁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집에서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마주해야 한다. 게다가 피터는 화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까지 갖고 있다.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마음과는 다른 말이 튀어 나간다. 피터는 자기 자신도, 타인도 사랑하기 힘든 소년이었다.

그런 피터가 우연히 들르게 된 곳은 다름 아닌 도서관. 그곳에서 피터는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람 중 하나인 크리스틴 선생님을 만난다. 피터처럼 키가 작은 그녀는 피터가 단단히 쳐 놓은 울타리 안으로 훌쩍 넘어 들어온다. ‘콰지모토’(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꼽추)라고 놀림을 당하는 피터에게 선생님은 외모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피터가 책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인생을 바꾸는 힘, 난쟁이 피터》는 역경을 딛고 키 작은 영웅이 된 피터의 이야기다.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바보 빅터》의 작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의 올해 신작이다.

늘 따뜻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던 엄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시자 피터는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다시 걸어잠근다. 개떡 같은 세상에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피터에게 선생님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선물한다. 키로 인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피터에게 선생님은 키는 인생의 성공과 행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우리는 노력에 따라 충분히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준다. 선생님은 자신도 어렸을 때 상처를 많이 받았고 그때 자신을 위로해 상처를 이겨내게 해준 사람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자신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책마을] 노숙인에서 변호사로…인생을 바꾼 '목적의 힘'…난쟁이 택시운전사, 하버드로 간 까닭은
“이제는 내가 너에게 그 일을 해주고 있어. 너를 위로해서 네가 상처를 이겨낼 수 있도록 내게 기회를 주지 않겠니?”

책을 통해 마음의 키를 키워가던 피터는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요양원에 강제 입원된 뒤 가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노숙인 생활을 하는 피터에게는 하룻밤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는 것부터가 일이다. 직장을 구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졸업장도 없는 피터를 받아주는 일터는 찾기 어렵다.

피터는 길거리에서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람들을 만난다. 자신도 노숙인이지만 다른 노숙인의 인권을 위해 애쓰는 알렉스 경, 차후 연인이 되는 소녀 미셸, 그리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리운 크리스틴 선생님까지. 피터는 그곳에서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값진 것을 배운다. 어려운 사람도 얼마든지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과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남을 위해 사는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지를 말이다.

택시 운전사가 된 피터는 택시 안에서 중요한 사람을 한 명 더 만난다. 프랭크 교수는 피터에게 행복의 의미를 알려주고 인생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인생의 목적이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피터는 드디어 노숙인의 변호사가 되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피터의 목표는 단순히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난하고 힘없고 못 배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변호사가 되는 것. 목적을 찾은 피터는 뉴욕시립대를 거처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된다. 피터의 인생을 바꾼 것은 바로 ‘목적의 힘’이었다. 그 힘은 나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도 생각하게 해줬으며 삶의 순간마다 마주치게 되는 역경을 극복하게 해줬다.

[책마을] 노숙인에서 변호사로…인생을 바꾼 '목적의 힘'…난쟁이 택시운전사, 하버드로 간 까닭은
피터는 말한다.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사람은 크리스틴 선생님이라고.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피터는 책과 친해질 수 없었을 것이고 책의 행간을 읽어낼 수 없었을 것이며, 책 속에서 꿈과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바로 그에게 ‘목적의 힘’을 가르쳐준 사람이다.

이 책은 목적의 힘에 대해 말해주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절망에 빠졌을 때 내게 희망과 위로의 말을 건넨 사람, 나에게 책과 만나는 길을 열어준 사람, 당신 인생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물어준 사람을 당신은 만나본 적이 있는가. 혹시 그런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어떨까. 그러면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의경 소설가(장편소설 ‘청춘파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