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송 때 문장가인 소식. ‘소동파’로 널리 알려졌으며 시와 산문, 서화 등에서 최고 경지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소순과 동생인 소철, 이들과 거의 동시대를 살아간 진보적 정치가 왕안석, 당대 문장가인 구양수, 그의 제자인 사학자 증공.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당나라 중기 ‘고문운동’을 일으킨 한유와 유종원까지. 후세 역사가들은 이 8명을 ‘당송팔대가’라고 부른다.

[책마을] 현대에도 통하는 당송시대 글쓰기법
《문장 혁신》은 부제로 달려 있는 ‘당송팔대가의 글쓰기가 왜 고전이 됐는가’를 논증하고 설명하는 인문교양서다. 화려하고 난삽한 이전 문장의 구습을 꾸민 데 없이 수수하고 명쾌한 사상과 작법으로 개혁한 당송팔대가의 ‘혁신적 글쓰기’를 역사적 맥락과 예술적 차원에서 폭넓게 조명한다. 시대순으로 한유부터 소철까지 8인의 생애와 사상을 요약하고 그들의 문학관과 예술적 성취를 다양한 작품 분석을 통해 제시한다.

저자는 소식의 문학론을 ‘글은 곧 그 사람이다’로 요약한다. 마음을 수양해 말하려는 바가 실제와 다름이 없게 될 때 바르고 진실된 글이 나온다는 이론이다. 소식은 자연스러운 문장을 으뜸으로 쳤고, ‘심오해서 어려운 것’을 반대했다. 심오해서 어려운 것은 말하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결과로 봤다. 저자는 “소식의 글이 실용적인 면에 절실하고, 말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이유는 객관적인 사실과 문제의 핵심을 선명하게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고전이 그렇듯이 이 책에 담긴 당송팔대가의 ‘글쓰기 철학’은 지금도 유효하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