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첫 취임식 무도회에서 입을 옷으로 26세의 무명 패션 디자이너 제이슨 우의 드레스를 골랐다. 갑작스럽게 유명인사가 된 젊은 디자이너는 순식간에 성공을 거머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제이슨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햇병아리’로 여겼다. 그러나 그는 16세 때 패션인형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패션산업에 발을 들였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디자인회사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가 처음 자신의 회사를 만든 건 23세 때였다. ‘하룻밤 센세이션’의 뒷면에는 실제 사업 경험을 쌓는 데 몰두한 10년의 세월이 있었던 것이다.

[책마을] 단꿈 빠진 자칭 CEO들이여…성공하려면 꿈 깨라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에 따르면 신규 사업체의 90% 이상은 창업한 지 몇 년 만에 실패의 쓴맛을 본다. 그런데도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를 좇아 매년 미국에서만 600만명 이상이 사업가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사업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보스가 되고 싶거나, 사업 아이디어가 좋거나, 돈과 여유 시간을 얻기 위해서다. 마땅한 다른 길이 없어서 선택할 수도 있다.

저자는 “모든 성공 스토리는 수많은 검증 프로세스를 거친 결과물”이라며 “누구나 사업가가 될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사업가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많은 예비 사업가들이 예상하지 못해서 곤경에 처하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사업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조언한다. 보스가 되고 싶어서 사업을 해봐야 결국엔 고객, 직원, 투자자, 프랜차이즈업체 등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보스가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취미에 대한 열정이 넘쳐 이를 사업화하더라도 사업에 필요한 운영비 조달, 직원 관리 등에 치여 취미는 더 이상 취미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사업 성공과는 별개라고 지적한다. 아이디어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츠 중 하나인 이종격투기를 리그로 만들겠다고 수많은 대회가 창설됐지만 결국 미국의 UFC만 성공을 거뒀다. 스타벅스는 최초의 커피 판매점도 아니고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유일한 방법도 아니었지만 최대 커피점으로 성장했다.

저자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사업을 하면 좋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유로 경고한다. “사업가가 된다는 것은 최고 난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직접 타기 전까지는 어떤 모양인지 알 수조차 없고, 어느 지점에서 낙하하고 그 횟수는 얼마가 될지 전혀 모른다. 고장의 위험이 상존하고 한 번 올라타면 중간에 빠져나올 수도 없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