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는 숲의 나무들을 오늘 안에 다 베어야 한다. 그런데 가진 것은 녹슨 도끼 한 자루뿐이다. 오늘 안에 일을 끝내지 못하면 상사에게 엄청나게 혼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무꾼이 할 일은 무엇일까.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부족하니 녹슨 도끼를 들고 일단 나무를 찍어야 할까.

대부분 직장인들도 나무꾼과 같은 처지다. 일은 항상 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지만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숨도 쉴 수 없는데 무슨 공부냐”고 푸념한다.

[책마을] 소모되는 건전지 아닌 발전기 같은 직장인이 되라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의 저자는 “먼저 도끼를 갈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다시 나무를 베다 도끼날이 무뎌지면 또다시 시간을 내서 갈고 베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롯데인재개발원 인재경영연구소장이자 20년 동안 인사 업무를 담당한 저자는 이 책에서 ‘건전지가 아닌 발전기가 되기 위해 직장인이 던져야 할 11가지 질문’을 소개하고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월급은 무엇인가, 누가 승진하는가, 누가 실력자인가, 왜 경쟁이 필요한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열정은 무엇인가, 지금이 위기인가, 한국인은 누구인가.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변화’다. 나무꾼이 급한 일을 앞두고 도끼날을 날카롭게 벼리는 것과 같다. “특히 오늘날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 배워서 평생 써먹는 삶은 완전히 불가능하다”며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이어 “건전지 같은 삶을 살지 말고 발전기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건전지는 아무리 충전을 하더라도 쓰다보면 에너지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방전된다. 폐기물로 전락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공부한 것 하나로 평생을 써먹으려는 것은 건전지와 같은 인생이다.

저자는 나태와 게으름을 이겨내고 변화를 지속시키는 방법으로 일상에서 ‘변화의 플랫폼’을 만들 것을 권한다. 변화의 플랫폼이란 행동 계기 혹은 행동의 방아쇠다. 쉽게 말해 특정 상황에 도달하면 특정 행동을 하겠다는 ‘사전 계획’이다.

지난해 타계한 자기계발 전문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대표는 매년 책을 한 권씩 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새벽 4시부터 2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겠다는 ‘플랫폼’을 설정했다. 저자도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심시간에는 무조건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고 독서를 위해 토요일마다 서점에 가서 신간 5권을 사 읽었다. 저녁 약속은 1차에서 끝내고 골프도 하지 않았다. 원칙을 정해놓고 이를 무조건 이행했다고 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실시간으로 발전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