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사망일을 숨기지 않으셨다면 아무도 집을 짓지 않고 포도밭에 포도를 심지 않았을 것이다. 죽는 날을 안다면 우리는 ‘내일이 죽는 날인데 지금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할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한 유대인 랍비의 대답이다. 유대인들은 원래 생일을 기념하지 않고 그 사람이 죽은 날만 기념했다. 사람이 죽고 나서야 그 사람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죽음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라는 얘기다.

[책마을] 랍비가 알려주는 '살아가는 법'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에게 물어라》는 92개의 물음과 답변을 통해 삶의 목적, 행복의 조건, 종교의 의미 등에 대한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았다. 유대교 랍비인 저자는 ‘모든 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인생에서 꼭 기억해야 할 지혜는 무엇인가’와 같은 근원적 질문에서부터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 논쟁의 기술과 같은 실용적인 방법론까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생각을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풀어놓는다.

저자는 성경과 탈무드의 지침과 더불어 유명한 유대 경전연구가들의 통찰과 지혜를 인용한다. 예를 들면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힘을 가졌을 때 힘이 없는 자를 헤아려라’는 탈무드의 지혜로 답한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조언부터 하지 말고 먼저 상대방과 ‘공감’하라는 얘기다.

‘꼭 참아야 할 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너는 네 백성들 가운데로 험담하며 돌아다니지 말라’는 성경 문구를 들려준다. 말로 하는 공격은 멀리서도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무기’이므로 설령 진실이라 해도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절대 삼가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유대인은 홀로코스트(대학살)를 어떻게 회상하는가’ ‘나치의 무분별한 증오는 무엇을 남겼나’ 등의 역사적 질문을 던지며 수천년간 유대인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며 생존해왔는지 들려준다. 그는 “삶과 역경에 대처한 유대인들의 자세와 철학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히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고 설명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