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든 조명 LED로…1조5000억 '절전 투자'
삼성이 사업장 내 조명을 전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등 대기업들이 강도 높은 절전에 나선다. 반소매 옷을 입고 에어컨을 끄는 수준을 넘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존 노후 설비를 효율이 높은 장치로 대거 전환하는 식이다. 삼성은 여기에만 201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조명, LED로 바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15개 업종의 대기업들과 함께 ‘산업계 절전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삼성은 이 행사 직후 브리핑을 통해 그룹 차원의 절전 대책을 별도로 발표했다.

기업들의 대책 중 눈에 띄는 건 LED 조명으로의 교체다. 삼성이 현재 26% 수준인 LED 조명 도입률을 2015년까지 100%로 높이기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LG화학과 고려아연, 두산중공업 등도 LED 조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조명은 국내 전력소비량의 17.28%(2010년 기준)가 쓰이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 LED는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대안이다. 백열등에 비해 소비전력량이 10분의 1 수준이며, 형광등의 2분의 1 수준이다. 과거엔 비싼 값이 문제였지만 3년 전 개당 4만원이 넘었던 60W LED 백열등 값이 현재 7000~8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두산중공업 등은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삼성과 고려아연은 노후된 냉동기, 가스터빈, 모터 등을 고효율 장치로 바꾸기로 했고, 한솔제지는 고효율 펌프히트를 설치한다.

◆피크타임 가동을 줄여라

생산설비 가동도 탄력적으로 줄인다. 삼성은 제조사업장에서 의무절전 기간인 오는 8월5~30일, 피크시간대(오전 10~11시, 오후 2~5시)에 계열사별로 3~20%까지 전력소비량을 낮출 계획이다. 냉동기 가동 부하를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조업시간을 피크시간대 밖으로 옮기는 식이다. 화학공장 등은 설비 유지보수를 피크시간대에 진행한다.

현대차도 피크타임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고, 두산중공업은 온수히트 용수펌프 등 생산간접설비 가동을 중단한다. SK에너지 고려아연 등은 자체 발전기를 최대한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 대부분은 사무실 온도를 공공기관과 같은 28도로 유지하며, 사무실 내 조명을 최대한 끈다. 7월 말~8월 초에 몰려 있는 직원들의 여름휴가도 분산시킬 방침이다. 여름 내내 임직원이 넥타이 없는 반소매를 입도록 하고 쿨 방석, 미니 선풍기 같은 냉방 보조용품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