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건축설계사가 세운 20대 위한 대안학교…학교서 알려주지 않던 인생교육
대안학교는 중·고교만 있는 게 아니다. 20대를 위한 대안학교도 있다. 급변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청년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융합인재사관학교’(융합사)다. 융합사는 ‘잘나가는’ 건축설계사였던 김영록 교장이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 GE의 크로턴빌 사관학교, 티치포아메리카(TFA), 영국의 인생학교 등의 장점을 모아 만든 한국형 인재양성기관이다.

《청춘사관학교 융합사》는 융합사 2기생들의 좌충우돌 체험 및 성장 과정을 담은 책이다. 1년 동안 외부 초청강사들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는 특강, 독서활동 및 후기 발표, 생존 MT, 매거진 및 책자 발간, 1 대 1 멘토링, 20여 가지 미션 수행, 콘서트 등의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1인 다역의 멀티플레이어와 융합인재로 거듭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융합사 1기는 12명 중 4명만 졸업했고, 2기는 15명 중 9명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서로 다른 대학에서 각기 다른 전공을 한 학생들이 기술, 예술, 문학, 기초과학, 공학, 수학, 어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협력하고 경쟁하는 서바이벌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학생들의 입교 전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뇌 구조 로드맵, 클라우드 콘서트 기획과 공연, 생도들의 후기 등도 생생하다. 군대 제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복학 등 개인적인 문제로 속이 꽤나 복잡했다는 명진 학생은 “융합사에서 1년을 지내면서 지금 뇌구조에 희망이나 혁신, 가치와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많이 포함돼 있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문혁 학생은 “1년 전에는 내가 무슨 일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단순히 취업만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꿈이 더 많아지고 자세해졌다”고 뿌듯해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