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수 228만3000여명, 온라인 정기구독자 6686명, 하루 평균 시청자 3만명….’ 국내 최고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으로 자리잡은 ‘정규재TV’가 출범 10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들이다. 지난 1일 오후 6시 서울 서교동 클럽제스에서 열린 ‘송년 토크 파티’는 정규재TV의 인기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행사에는 경남 거제, 경북 안동 등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의 팬이 몰렸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행사를 시청한 팬도 3800여명에 달했다. 정규재TV를 이끌고 있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은 인사말에서 “카메라 2대 들고 시작한 정규재TV가 여기까지 왔다”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교양 스테이션으로 키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복거일 소설가,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등 ‘중도 보수’로 분류되는 국내 대표적 논객들이 참석, 정 실장과 ‘토크 파티’를 진행했다. 정 실장과 복씨의 대담 코너는 복씨의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우리 시대와 이념’을 논하는 시간이었다. 화제는 정치현안으로 옮겨갔다.

복씨는 “이번 대선은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어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에 대해 “이념적 단층선에 따라 전선을 그을 수 없는 게 지금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며 “우파가 경제민주화와 같은 좌파적 공약을 내지 않고 우파의 소신을 지키도록 하는 게 지식인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담이 끝난 뒤 한 대학생 참가자가 “우파 청년이 좌파 친구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학생 때는 다양하게 공부하는 게 좋다. 대신 노무현빠, 안철수빠처럼 하나에 매몰되는 것은 곤란하다. 정규재빠도 안 된다. 진정한 논쟁과 토론을 가로막는 게 바로 빠 현상”이라고 조언했다.

대학생 시절 시사경제 강좌를 들으며 정 실장을 처음 알게 됐다는 회사원 김정훈 씨(31)는 “송년 모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정 실장의 세계관을 여자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함께 참석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칼럼을 빼놓지 않고 챙겨 본다는 홍순표 씨(43)는 “정규재TV를 보는 게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라며 “정 실장의 논리적 명쾌함은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고 열혈팬임을 스스로 밝혔다.

가장 호응이 컸던 코너는 ‘정규재 뒷담화’였다. 오형규·조주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논리적이고 빈틈이 없는 상관을 두고 있는 논설위원들의 고단한 일화를 소개하며 정 실장을 세 글자로 표현하면 ‘또라이’, 두 글자로 표현하면 ‘꼴통’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직장인 김치훈 씨(33)는 “이런 형식의 송년 모임은 처음”이라며 “방송에선 심각하게 날선 모습만 봤는데 정 실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http://www.ustream.tv/channel/jkjtvlive)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