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슈퍼리치 3명 중 1명 "그래도 믿을 건 부동산"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한국 부자’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3명 가운데 1명은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일 발표한 ‘201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이나 기타 실물자산 이외에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한국 부자’는 2011년 말 기준으로 14만2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에 비해 8.9% 늘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연속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데 비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만8000명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거주하는 부자는 2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최근 2년간 서울에 거주한 부자의 비중은 49.6%에서 47.9%로 하락한데 반해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등 지방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서울 부자 중에서 강남 3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39.2%에서 37.8%로 하락했다.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을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이들 부자 가운데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국내 부동산’이라고 답해 ‘국내 주식’(19.8%)과 ‘예적금’(12.3%)에 비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다만 부동산을 꼽은 응답자는 지난해(45%)보다 많이 줄었다.

소득과 지출을 보면 부자가구(2인 이상)의 평균 연소득은 4억1200만원으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나타난 2011년 일반 도시가구 평균 연소득 4700만원의 8.8배에 달했다. 부자들 소득의 37%는 이자·배당·임대수익 등으로 나타나 근로소득 비중이 87.1%인 일반가구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부자들은 월평균 소비지출 1051만원 중 24.5%를 교육비로 지출할 정도로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259만원을 지출하는 일반가구의 자녀교육비 지출 비중은 14.6%였다.

한편 한국 부자들의 평균 총자산은 14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동산이 58.0%로 가장 많았고 금융자산이 35.2%, 기타자산(예술품, 회원권 등)이 6.8%인 것으로 집계됐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