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효정 씨(28)는 밥값에 맞먹는 커피 값이 늘 부담이었다. 매일 두 컵 이상 마시는 까닭에 하루에 기본으로 1만원 넘게 커피 값이 들어갔다. 그랬던 김씨가 요즘은 커피가 생각날 때면 편의점만 찾는다. 편의점에서 파는 1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맛본 뒤부터다. 김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커피 맛도 빠지지 않는다"며 만족해 했다.

편의점 아이스커피가 인기다. 1회용 테이크아웃 용기에 얼음을 담아 함께 파는 아이스커피 판매량이 올 들어 2배 이상 늘어났다. 세븐일레븐에선 지난달에만 768만3989컵이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0% 증가했다. 이를 포함한 올 상반기 판매 물량은 1398만7296컵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2003만5086컵)의 70%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7~9월이 아이스커피 최대 성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총 판매량은 3500만컵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훼미리마트와 GS25의 올 상반기 아이스커피 판매량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0% 이상 늘어났다. 편의점 아이스커피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저렴한 가격 덕분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든 종류의 커피 가격이 1500원을 넘지 않는다. 가장 많이 찾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000원짜리가 많다. 3500원대인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09년부터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칸타타,동서,UCC 등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를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커피뿐 아니라 레몬에이드,복숭아 아이스티,식혜,수정과,꿀물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도 같은 형태로 판매한다. 훼미리마트는 총 16종,세븐일레븐과 GS25는 각각 25종과 18종을 내놨다. 김민규 GS25 아이스커피 상품기획자(MD)는 "올해 6000만컵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