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과 빨간색이 번갈아 칠해진 카지노의 룰렛에서 특정 색깔이 나올 확률은 50%다. 몇 번을 하느냐에 관계없이 확률은 똑같다. 그런데도 도박 참여자는 "검은색이 다섯 번 연속 나왔으니 이제는 빨간색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금융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이렇게 저평가돼 있으니 상승하는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확률을 주관적으로 왜곡한다.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마카베 아키오 지음,김정환 옮김,부키,1만4800원)는 이처럼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속아 실패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 경제의 모든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행동경제학을 금융시장의 각종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투자자들이 가진 마음 속 편견과 자기합리화,자존심,통제의 환상,인지부조화 등이 실패 이유다. 따라서 각종 경제지표와 금융공학에만 의존하지 말고 단기간의 경제 동향이나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