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사장님들' '현대 어슈어런스' 등 CF 첫 공개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또 다시 대박을 칠 것 같다. 오는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탐파시 레이몬드제임스 구장에서 열리는 슈퍼볼의 TV광고(동영상은 아래)를 통해서다.

슈퍼볼은 모두가 인정하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따라서 슈퍼볼 TV중계 광고는 비싸기도 하지만 비싼만큼 효과가 만점이다. 현대는 지난해에도 제네시스 광고로 대형차의 미국 시장 상륙에 큰 도움을 받았으며 올해도 제네시스 쿠페의 데뷔 무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여러 편의 CF를 준비해놓았다.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을 걸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현대가 최근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렉서스를 제치고 ‘북미 최고의 차’로 선정됐다는 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를 구입한 사람들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겠다고 발표한 불황마케팅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재미있는 CF는 ‘열받은 사장님들(Angry Bosses)’편. 내용은 이렇다. 일본의 한 사무실. 사장에게 한 직원이 신문을 뒤로 감추고 걸어가 책상에 조심스럽게 들이민다. 그리고는 하는 일본 말. “사장님, 현대 제네시스가 이번에 ‘북미 최고의 차’로 선정됐습니다.” 신문 1면에는 현대 제네시스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실려 있다. 장면이 바뀌어 신문을 보고 있던 한 독일인 사장. 뒤에 서있는 직원들에게 현대 제네시스 사진이 1면에 실려 있는 신문을 들이밀며 독일어로 “이게 뭐야”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화면이 두 사장을 번갈아가며 비치는데, 뒤에 보이는 회사 로고가 렉서스와 BMW다. 일본인은 렉서스 사장이고, 독일인은 BMW 사장인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고급차 메이커 사장들은 “현대” “현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다.

비교 광고가 가능한 미국에서는 가능한 광고 기법이다.


또 다른 특이한 CF는 실업자의 차를 되사주는 ‘현대 어슈어런스(Assuarance)’편이다. 이미 미국 언론을 통해 수없이 보도된 내용이어서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준비된 CF들은 성능을 보여주면서 ‘북미 최고의 차’라는 점을 알리고 제네시스 쿠페의 경쟁차인 렉서스와 BMW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다.


슈퍼볼 광고는 자동차 부문에서는 늘 미국 업체들이 독차지해왔다. 그것도 GM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하나도 광고주로 들어오질 못했다. 현대 아우디 등 외국 기업들이 대신 그 자리를 꿰찼다.

슈퍼볼 중계권을 확보한 NBC방송은 67개 스팟광고(33분30초 분량)를 팔았다. 30초당 광고단가는 무려 300만달러. 우리 돈으로 4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초당으로 나눠보면 10만달러로 눈 깜빡할 사이 1억4000만원이 날아가는 셈이다. 경제 상황은 최악이지만 전년보다 11% 올랐다.

현대가 제네시스 쿠페의 론칭을 통해 미국 대형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