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형사 나도열'로 소재만 바꿔 풍자해 인기몰이

MBC 드라마 `히트(H.I.T)'에 대해 현직 검사가 `리얼리티'(현실성)가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 삼아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경찰 전용망에 `검찰의 과민반응'을 풍자한 글이 올라 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4일 새벽 경찰청 홈페이지 경찰관 전용 게시판에 `현직경찰, 흡혈형사 나도열에 유감표명'이란 글이 올라 왔다.

드라마 `히트'에 대한 대검찰청 김진숙 검사(사시 32회)의 유감 표명을 전한 언론보도의 문체를 그대로 흉내내되 소재만을 최근 개봉했던 김수로 주연의 코믹영화 `흡혈형사 나도열'로 바꾼 것.
이 글은 가상 화자로 내세운 서울경찰청 김모 경위(27)가 `히트'에 유감을 나타낸 김 검사의 말투를 흉내내 `흡혈형사 나도열'이 사실을 기초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김 경위가 지적한 부분은 형사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천장에 붙어 자는 장면이다.

그는 `형사가 모기에 물려 드라큘라가 됐으며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고 다닌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경찰 생활 3년째인 필자가 알기에 하늘이 두 쪽 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식이다.

또 "김 경위는 살인사건 현장을 살피던 나 형사가 시체의 피를 핥아먹는 장면도 문제삼았다.

영화에서는 코믹스럽게 다루었지만 실제로는 사건 현장 보존을 하지 못한 비위로 감찰 조사를 받았을 거라는 주장이다"란 내용도 있다.

익명의 필자는 검찰이 굳이 문제삼을 필요 없는 드라마에까지 공식 유감표명이란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공개된 지 하루가 지난 5일 낮 조회수가 1천350건을 넘으며 경찰 내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시원하다'는 내용의 댓글도 잇따르고 있다.

대검 부공보관인 김 검사는 지난 2일 검찰의 전자신문에 실은 글을 통해 "아무리 드라마라도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극적 재미를 가미해야지 극적 구성을 위해 리얼리티를 희생하는 것은 그다지 세련된 기법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을 통해 `히트'에 공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