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시한은 언제인가"

자꾸만 길어지는 줄다리기 협상으로 협상장 주변에서는 과연 한미FTA 협상이 언제 끝날지를 놓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미 양측은 협상시한을 지난달 31일 오전 7시라고 밝혀왔다.

오는 7월1일로 예정된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90일전까지는 미국 의회에 협정 체결의사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는 미국측의 행정상 필요에 의해 설정된 시한이었다.

그러나 양국 협상단은 전날 이 시한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다.

양국 협상단의 규정해석, 미국 협상단의 본국 정부 및 의회와의 절충 결과 원래는 90일 전 마지막 업무 종료시간인 31일 오전 7시가 시한이었지만 정확하게 90일 전으로 산정하면 한국시간 4월2일 오전이 데드라인이라는 해석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김종훈 수석대표는 전날 오전 7시30분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4월2일 새벽 1시까지 잔여 쟁점의 타결이 이뤄질 경우 한국시간 월요일 오전 6시(워싱턴 시간 오후 5시)에 미측이 의회에 협상의사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은 협상의 결론을 내릴 만한 상황에 이르지 못하자 새로운 시한인 2일 오전 1시를 다시 넘겼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시한을 3분 가량 남기고 "한미 양측이 1시까지 협상을 하려했으나 계속해서 만나기로 했다"며 "결론이 나오는대로 발표할 것이나 아직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협상단은 시한에 그리 구속받지 않는 분위기다.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농산물 분야를 맡고 있는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전날 저녁 식사를 위해 협상장을 나오며 "시한은 모르겠다. 꼭 물리적으로 오전 1시인지도 모르겠다"는 알듯말듯한 말을 취재진에게 남겼다.

일각에서는 한미FTA의 협상시한이 미국 워싱턴 시간 1일 오후 5시가 아닌 1일 자정, 즉 한국시간 오후 1시까지라는 분석은 물론, 더 나아가 워싱턴 시간으로 업무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8시간 연장 협상에 동의했던 미국 의회 관계자들이 양측이 합의한다면 수일간의 단기간 연장은 협상단의 재량에 속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