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동 상권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유흥업소가 과다하게 발달돼 있다는 점이다.

상동사거리를 중심으로 상권을 4등분했을 때 사거리 동남쪽 홈플러스와 신축 중인 소풍상가 구역 외에는 유흥주점,노래방,안마시술소,성인게임장 등 유흥업소가 학원,병원,머리방,베이커리 등 근린 업종들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특히 상동사거리 서남쪽 스팀풋 상가 이면골목에는 각종 유흥업소가 밀집,수도권 일대에서 안산 중앙역을 능가하는 거대 유흥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조사에 따르면 상동사거리 일대에는 대형 나이트클럽 2개,단란주점 19개,룸살롱 19개,노래방 37개,안마시술소 7개,휴게텔 26개,바 68개,성인게임장 20개 등으로 유흥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는 상동과 중동이 신도시 지역이어서 도시가 미처 형성되기도 전에 유흥업소들이 주요 가게 자리를 선점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근린 업종이 유흥업종에 밀려 자리를 못 잡은 데다 아파트 단지 입주가 완료될 시점에 대형 마트들이 들어섬으로써 중소 자영업소가 뿌리를 내리지도 못했다.

상권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변수는 인천 부평역과 서울 온수역을 잇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개통과 시외·고속 버스터미널 신설이다.

상동사거리에 지하철 역이 생기고 홈플러스 옆에 신축 중인 소풍상가 자리에 복합 버스터미널이 생기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유흥업소들이 이면으로 밀려나고 대형 판매업소들이 대로변을 장악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홈플러스 인근 상가에 학원 등 교육 관련 업종은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이 구역은 교통편과 학원 차량의 접근성이 좋아 서울 대치동과 같은 중소형 학원이나 문구·팬시점 등이 들어설 만한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단위로 외식을 즐길 만한 양식·한식점이나 인근 아파트 단지를 겨냥한 치킨·피자 배달전문점도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홈플러스 안에 웬만한 유명 브랜드가 다 들어와 있는 만큼 의류 가게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얘기.

대형 마트 세이브존이 들어선 지역에는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상가 바로 뒤편에 아파트 단지가 자리잡아 아파트 단지 주민과 인근 오피스 근무자,외부에서 놀러오는 유입 인구 등이 함께 이용하는 상권이다.

이에 따라 학원,머리방 등 주민대상 업소와 외부 유입인구가 주로 이용하는 고깃집,주점 등이 뒤섞여 있다.

상동사거리 네 구역 중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소비자들이 주로 대형 나이트클럽과 클럽 인근 음식점을 이용하는 편이어서 상권 전반적으로 침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곳 드림모아 상가에 들어와있던 영화관도 최근 철수키로 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내걸린 점포 매물 목록에는 40~50평짜리 점포 기준 보증금 2000만~3000만원,월세 100만~120만원으로 시세가 내리막이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대부분의 신도시가 그렇듯이 수요에 비해 점포 공급이 과다했던 게 상권침체의 원인으로 보이며 특히 바,호프집과 같은 주점이나 고깃집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소형 바는 68개나 난립,신규 창업은 금물이란 게 서 팀장의 조언이다.

그는 이곳에 개인 음식점이 많은 편이므로 검증된 유명 프랜차이즈 체인점으로 승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이브존이 자리잡은 구역에서 대형 나이트클럽이 상권을 주도한다면 스팀풋 상가 이면골목은 중소형 유흥업소의 천국이다.

8~10층에 이르는 건물들이 1층을 빼고는 유흥주점,노래방,안마시술소,게임장 등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다.

이 구역에서는 식사 위주의 외식점보다 술을 겸할 수 있는 횟집이나 고깃집이 더 어울린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이 구역은 지난 2년 새 수도권에서 급성장한 유흥 상권"이라며 "여기도 불황을 타긴 하지만 아침까지 문을 열 수 있는 해장국 전문점이라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동사거리 북동쪽에는 주상복합건물인 한솔비잔티움이 신축 중이다.

네 구역 중 유동인구가 가장 한산한 곳이 바로 이 곳이다.

배후에 아파트가 적고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인근 원룸 등에 거주하는 싱글족들이 이용하는 상권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생활편의형 업종인 세탁소,반찬전문점 등이 유망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