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하도 상인,동대문 의류도매상,강남역 음식점,신촌 호프집….'

하나은행이 영업점별로 맞춤형 상품으로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 센트럴시티 지점은 이달 초부터 강남지하도에 위치한 인테리어소품,여성 의류·화장품,화원 등 680여 상가에 최대 50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신용으로 대출해주는 소호대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곳 지하상가는 매출 자료가 부족하고 신용도 확인이 어려워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불모지'였다.

하지만 센트럴시티지점 직원들은 3개월 동안 직접 시장조사를 통해 상권 분석을 완료,지역 상인들이 필요로하는 마이너스 신용대출 상품을 기획해 본점의 승인을 받은 것.김용수 지점장은 "상인들이 별도로 갖고 있는 매출 장부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상가에 상주하면서 카드매출과 현금매출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지하상가 주인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연 10% 수준인 개인 신용대출 또는 연 12~16%인 사채를 사용했다"며 "이제는 은행에서 8~9%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사용할 수 있게 돼 반응이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센터럴시티 상권뿐만 아니라 동대문,신촌,영등포 등 지역별 상권에 맞는 특화 소호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소호대출의 경우 고객층이 워낙 다양해 본점에서 일률적으로 만든 상품을 지점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고 리스크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훈 하나은행 상품개발부장은 "소호대출은 본점에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앞으로는 영업점 등 현장에서 직접 시장조사와 상권을 분석한 뒤 해당 지역에 맞는 특화상권 대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본부 내 소호상권 조사 및 시장 밀착형 영업을 위한 별동대인 '소호 비즈니스센터'를 설립,전국적으로 15개 수준의 특화 우량 상권을 발굴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