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마골프 고수들의 '대부'격인 이선열씨(60)는 국전 수상경력이 있는 화가 출신이지만 골프에 매료돼 골프와 한평생을 살아왔다. 둘째 아들(이욱)은 한국프로골프 투어프로다. 지난 83년 골프에 입문한 이씨는 90년대 국내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었다. 전성기 시절 드라이버샷이 300야드를 넘나들었고 퍼트도 잘해 프로들이 '신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을 정도다.


용평GC 챔피언을 3연패했고 관악(현 리베라),한양, 익산CC에서 클럽챔피언을 지냈다.


올해는 몽베르CC 챔피언에 올라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이씨는 입문 후 1년 만에 도고CC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그는 골프소질도 뛰어났지만 입문 당시 연습량도 엄청났다.


"한곳에서 연습을 너무 오래하면 미안하니까 주변의 연습장을 돌아다니면서 볼을 쳤지요.


갈비뼈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연습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펴지질 않았어요.


라운드를 한달 내내 쉬지 않고 몰아서 한 적도 있습니다."


이씨는 골프에서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퍼팅하는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끄는 사람은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했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골프를 해야 좋은 스코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씨는 승부근성도 남다르다.


"골프는 정신집중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의 게임입니다.


저는 어느 골프장,몇 번홀에서 얼마의 힘으로 어떻게 쳤다는 이미지가 살아 있어요.


강자들과 붙어도 '내 골프를 치자,내 스코어만 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결국 강자가 무너지지요."


그는 지난 5월 국내의 내로라하는 아마고수들이 모여 결성한 '사랑의 버디회' 회장을 맡았다.


"골프만 잘치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되고 남을 돌아볼 줄 아는 골퍼가 돼야죠.모임에서 버디가 나올 때마다 2만원씩 적립해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습니다."


사랑의 버디회는 올해 8차례 모임을 가져 총 720만원의 버디값을 모았다.


이씨는 "실력은 '싱글'인 데도 골프 룰이나 매너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 모임 회원들은 이런 면에서 '타의 모범'이 돼 올바른 골프문화 정착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