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난영씨 >


경기도 수원CC와 태광CC 인근에서 유명한 고기전문음식점인 '나주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난영(39) 사장은 일과 골프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맹렬 여성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것보다 골프가 더 좋다"는 말로 골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특히 남자 '싱글'들과 스트로크 내기를 즐긴다.


"남자들과 라운드하는 것이 더 재미 있어요. 남자들의 파워 넘치는 스윙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거든요. 샷 중에서는 퍼팅을 가장 좋아합니다. 라운드를 하면 빨리 그린에 올라가 퍼팅하고 싶어져요. 티샷이나 아이언샷은 그린에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요."


퍼팅실력이 출중해 '퍼터 김'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김 사장은 2000년 썬힐GC에서 9개홀을 연속 1퍼트로 마무리한 적도 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한성CC 클럽하우스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직원이 된 김 사장은 거기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90년대 초반 남편과 함께 나주집을 열었고 시래기를 곁들인 갈빗살을 개발,골퍼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식당을 연 지 10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더니 과로가 찾아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골프에 입문했다.


그러자 손님들이 "돈 좀 벌었나 보군"하며 눈총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종업원들과 가족처럼 식당을 운영해와 맛이나 서비스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골프 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손님들이 많아 고민했지요. 골프에 입문하고 나서 잃은 것도 있지만 평소 만나기 힘든 분들과 라운드하면서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을 배웠습니다."


김 사장은 골프입문 후 10번째 라운드 만에 100타를 깨고 1년여 만에 덕평CC에서 78타로 첫 싱글 스코어를 냈다.


"골프 잘 치는 사람들과 스코어 차이를 줄이는 데는 왕도가 없더군요. 그들보다 몇 배 더 연습하고 라운드를 자주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레슨비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골프 루틴은 좀 특이하다.


연습스윙 없이 바로 친다.


"저는 볼을 안 보고 칩니다. 나 자신을 믿는 것이지요.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잘 치려고 하면 더 안 되거든요."


골프 잘치는 비결을 묻자 "사업과 마찬가지로 남보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골프장에 1시간 일찍 도착해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종의 '마음의 핸디캡'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를 얹으러 간 날 푸른 잔디를 보면서 '골프를 계속 치려면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 각오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