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윙분석시스템을 개발,시판하는 ㈜MV스포츠의 김기복 사장(53)은 90년대 골드CC에서 클럽챔피언을 세 차례나 했을 정도의 '고수'였다.


지난 2000년 마우나오션CC에서 열린 전국 클럽챔피언 대항전에 참가했다가 어깨를 다친 뒤로 '주말골퍼 수준의 싱글 핸디캡'(70타대 후반∼80타대 초반) 실력을 갖고 있다.


컴퓨터소프트웨어 사업을 오랫동안 해온 김 사장은 지난 86년 비즈니스를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골프 여건이 지금보다 좋았다.


캐디피만 내고 하루종일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경우도 있었다.


그 덕분에 2년이 지나 '싱글 핸디캡'에 진입했다.


안정적인 70타대 골퍼가 된 것은 93년 클럽챔피언전을 준비하면서다.


"5년간 핸디캡 10 정도에 머물렀으나 클럽챔피언을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기량을 갈고 닦으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동기 부여'가 실력향상의 밑거름이 된 셈이지요."


그는 스윙이 좋다고 해서 스코어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골프는 스윙뿐만 아니라 쇼트게임,게임 매니지먼트,트러블샷,멘탈 게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스윙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 사장은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에 빠져드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골프에 한번쯤 '미치지' 않고서는 '싱글'이 될 수 없다는 것.


아울러 쇼트게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마추어골퍼가 '레귤러온'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그린을 미스하더라도 파를 세이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실력이 정해지지요.골프는 보기를 줄이는 게임이라고 봐야 합니다."


미국에서 골프스쿨을 수료하기도 한 김 사장은 골프연습을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되는 스윙분석기 개발에 나섰다.


"레슨프로들이 감에 따라 가르치기보다는 '고객'의 스윙을 촬영,분석하면서 합리적으로 레슨을 해줘야 합니다.이러한 레슨이 정착되도록 스윙분석기를 개발,연습장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어깨를 다친 뒤 거리도 줄고 스코어도 나빠졌지만 골프 치는 기쁨은 배가됐다.


"내기에서 이기거나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게 골프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요.그동안 내기를 하다가 친구를 잃어버리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를 즐겨야 진정한 골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