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영 컨설턴트 이야기] 태평소로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울려 퍼지던 날
최근 드라마를 통해 퀘벡이란 도시가 알려지기 훨씬 이전, 퀘벡에 “대한민국”이란 나라와 문화를 먼저 알린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국가외교의 숨은 영웅, 국방부 군악대의 활약과 군사외교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007년 겨울, 퀘벡시티에선 국제 군악제 준비를 위해 전세계 14개국의 군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단순한 문화 교류 행사 이전에 참가하는 국가간의 향후 국방외교 협력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리인 만큼, 모든 회의와 참여국의 명단은 최종 합의전까지 공개되지 않고 진행 되었다. 당시 군악제를 담당했던 캐나다국방부 산하 소속기관인 FIMMQ으로 부터 홍보담당관으로 임명된 것이 나의 첫 국제 경영 컨설턴트로서의 업무의 시작이었다. 행사에 참가하는 전체 14개국의 사전 협력회의 진행을 시작으로 군악제 준비, 한국 국방부 초청 및 현지 통솔을 맡는 일이 나의 첫 임무 였다.
당시에는 퀘벡과 캐나다에 아직 “한국”이란 국가와 국악에 대해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로, 한국 국방부 에서도 나름 고무적인 행사로 한몸에 기대를 받고 초청을 수락한 상태 였고, 이로 인해 많은 준비와 협약이 긴밀하게 필요했다. 아무리 통제와 규율, 훈련에 적응된 군대와 군인들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과 타 국가간의 협력에 있어 국제협력 전문가를 통한 소통과 도움은 필요하며, 특히 민간과의 교류를 위한 행사일 수록 이를 연결하고 중재하는 국제경영 컨설턴트의 역할은 중요하다. 최근에는 군이란 특수한 기관과 조직을 이해하고 중재할 전문 컨설턴트로 군장교 출신의 국제경영 MBA들이 많이 배출되어 관련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국방부 국악대의 경우, 타 군악대와 다르게 당시 유일한 휴전상태 국가의 참여였고, 직업군인이 아닌 병역의 의무로 참여한 군대에 대한 통솔 책임과 함께 유일한 전통음악과 의상으로 참여한 공연팀으로, 타 군악대 와의 조화 부분 또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 였다. 외국인 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한국’이란 나라와 “국악”이란 전통음악을 소개하는데 있어 당시 나와 캐나다 국방부의 고민은 컸고, 그만큼 더 유니크한 한국국악대의 특성을 잘 살려 퀘벡 400주년 기념행사로서의 성공적인 공연은 필수였다.



일반 컨설팅과 달리 국제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는 것은 다양한 국가와 기관의 대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단순히 기업의 프로젝트가 아닌 한 국가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기회가 많은 만큼 국가간의 프로젝트 뿐 아니라 기업간의 다양한 교류에서도 우리는 저마다의 애국자가 되어간다. 국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모든 기업과 개개인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자로서 모두 외교관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전세계에 진출하신 많은 한국 기업이 언제나 건승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전세계 곳곳에서 활약하시는 모든 기업가 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다.
제시카정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