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영양요법을 받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은 류머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많습니다. 다음은 쇼그렌 증후군, 베체트, 건선, 경피증,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아프타구내염, 혈소판 감소증, 재발성 다발 연골염 순이며 날이 갈수록 희귀한 병명을 진단받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상담을 의뢰한 서 씨는 구강 평편태선 진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평편태선은 피부와 점막에 발생하는 아급성(병의 진행 속도가 급성과 만성의 중간 정도인 성질) 또는 만성의 염증성 질환으로 여러 부위를 침범하는 구진성 질환입니다. 현재 밝혀진 종류는 비후성 평편태선, 위축성 평편태선, 구강내 평편태선, 족부 궤양성 평편태선, 모낭성 평편태선, 독발성 평편태선, 윤상 평편태선, 광선 평편태선, 천포창성 편평태선 등이 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만난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였고 그때가 1999년도 였습니다. 디스크 환자가 많다보니 그중에 강직성 척추염환자들이 더러 있었는데, 대부분 처음에는 디스크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면역세포가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를 공격하여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뼈처럼 굳어가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증상은 주로 척추관절과 엉치 엉덩관절(천장관절)에 많이 발생하며 척추 이외에도 발목, 무릎, 발가락관절에도 염증을 일으킵니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와 관절 외에도 포도막염, 만성전립선염, 폐 섬유화, 아밀로이드증, 대동맥 판막기능 부전증, 심전도장애, 염증성 장질환 등 매우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척추 외에도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곳은 어디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원인은, 척추가 굳어지면 각 장기로 가는 혈관과 신경의 흐름에 장애가 생기는 것입니다. 머리에서 내려온 굵은 신경 다발은 척추를 거쳐 인체 구석구석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척추가 굳어지면 말할 것도 없고, 척추가 조금만 굽어져도 신경이 눌리는 해당 장기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척추는 경추(목뼈)와 흉추(등뼈), 요추(허리뼈), 그리고 ‘천골과 미추(꼬리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추(목뼈)는 7마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눈, 귀, 코, 목 등 주로 안면기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추 1~7번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 두통, 고혈압, 저혈압, 시력저하, 비염, 난청, 중이염, 갑상선질환, 이하선질환, 양쪽어깨통증, 손가락이 당기며 저리는 증상과 같은 이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흉추(등뼈) 1~7번에서 분기되는 자율신경은 흉곽과 윗배에 있는 오장육부와 연결이 됩니다. 이에 흉추에 문제가 생기면 신경과 연결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등뼈가 굽어진 정도에 따라 심장과 폐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등이 굽으면 이들 장기를 둘러싼 흉곽이 압박을 받기 때문입니다.

요추(허리뼈)는 총 5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추 1번에 이상이 생기면 가래톳이라고 하는 서혜부(사타구니) 쪽에 통증이 생기고, 요추 2번에 이상이 생기면 그 아랫부분에 통증이 나타납니다. 요추 3~5번에 문제가 생기면 엉치에서 다리를 타고 발까지 저리고 당기는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인체의 장기가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척추의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되며 결국 척추가 유착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올바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1999년부터 최근까지 영양요법을 시행했던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의 경과를 기록해둔 자료를 살펴본 결과 발병 초기의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호전되는 속도가 디스크 환자들보다 더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디스크 환자들은 물렁뼈인 디스크와 인대, 근육 등에 탄력이 생겨 척추를 지지해주는 힘이 생겨야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립니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모세혈관 혈행이 좋아지고 염증이 잡히면 곧바로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모 씨(남 59세, 신장 175cm, 체중 68kg)는 제가 만난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 중에서 척추가 가장 많이 굳어 있었습니다. 발병한지 15년이 넘었으며 일주일에 3일 척추교정을 받고, 마사지와 어혈을 제거하는 부항치료는 거의 매일 받았다고 합니다. 척추가 많이 굳어있어 척추교정사가 치료를 거부했지만 치료 중에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면서 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생존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척추가 거의 다 굳어버린 상태여서 몸에 나타나는 증세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만성두통에다 어지럼증이 심했고 소화력이 떨어져 고등어 반 토막만 먹어도 소화 장애로 고생을 해야 했으며 엉치와 사타구니 쪽에 통증이 심했고 전립선 PSA수치도 전립선암 환자만큼 높게 나왔습니다.

너무 늦게 만난 것이 안타깝긴 했지만 그래도 영양요법 시행 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약물 복용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다가 영양요법을 시작한지 2년 만에 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으며, 5년이 지난 현재 척추의 유연성도 많이 회복되었고 전립선 PSA수치가 50ng/ml(정상 0~4ng/ml)을 넘나들었으나 최근에는 3.6ng/ml이 나왔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디스크처럼 척추신경을 자극하는 병이 아니라 염증이 생겨 주변 조직이 뼈처럼 굳어가는 병입니다. 따라서 이 씨와 같이 약물치료에 오래 의존하여 척추가 많이 굳어진 경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정도면 만족해야 하지만, 척추가 굳어지지 않았을 때 영양요법을 시행하면 척추가 굳는 것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영양요법

강직성 척추염의 영양요법은 모세혈관의 혈행을 촉진시켜 체온을 높여주고 면역균형을 맞춰주면서 동시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과잉면역을 안정시켜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면 염증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소멸됩니다. 그리고 뼈, 연골, 인대, 신경 등의 재생에 필요한 성분과 재생을 촉진해주는 성분을 공급해주면 조직이 굳어가는 것을 막아주면서 최상의 면역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마찬가지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약을 오래 사용하지 않았을 때, 그리고 척추가 많이 굳어지지 않았을 때 영양요법을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식이요법을 잘 지켜야 합니다. 면역세포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면역세포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리는 가장 큰 요인이 스트레스와 음식에 있기 때문입니다.

약을 사용할 경우, 특히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면 일정 기간 동안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으며 평소 속이 불편하거나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지 못했던 음식들도 편하게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병을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돼지고기와 퓨린과 히스타민이 다량 함유된 고등어, 꽁치, 삼치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생체에너지공법’등 히스타민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이 공법은 생선을 가공할 때 세라믹의 투과율을 이용해 미세한 피를 전부 뽑아내고 미네랄로 채워 비린내는 물론 가공·보관과정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히스타민을 제거하는 기술입니다. 히스타민이 제거된 생선이라도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등푸른 생선에 함유돼 있는오메가3 지방산(DHA, EPA)은 산화가 잘 되는 지방산이기 때문입니다.

김상원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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