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49) 잘하는 영업과 잘못하는 영업의 차이는?
상가를 분양하는 A부동산에 들렸다. 담당자는 커다란 지도를 펴놓고 열심히 설명한다. 수요층이 두텁고 프리미엄을 많이 붙여 팔 수 있다고 한다.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고 싶었으나 질문할 틈을 주지 않고, 수익률이 높고 시행사가 갖고 있는 아주 좋은 자리로 특별 할인도 해준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계속한다. 그래서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와서 돌아가는 길에 궁금한 사항을 전화로 다시 물어봤다. 이번에는 다른 분이 전화를 받았는데, 조금 전에 들은 내용과는 약간 다르게 설명을 한다

이어서 B부동산에도 들렸다. 여기서는 투자금액, 투자목적 등을 나에게 먼저 물어본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어하는 상가를 솔직하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도 말한다. 계약을 하면 중개수수료를 받아서 좋지만 주요 고객층, 가격,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별로 투자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설명해주는 내용이 일관성이 있고, 데이터, 사진, 그리고  타 지역 사례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니 신뢰가 더 갔다.

이 두 부동산 상담 사례에서 잘못한 영업은 무엇이고 잘한 영업은 무엇인가?

우선 영업이란 무엇인가? 영업은 상품을 파는 게 아니다. 영업은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  고객을 설득하면 상품은 저절로 팔리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고객을 설득할 수 있을까?

첫째, 고객을 설득하려면 고객이 뭐를 원하는지를 알아내야 하고, 이를 위해 고객의 얘기를 경청하는 게 중요하다. A부동산처럼 영업하는 분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고객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고객을 설득하기도 어렵다.

둘째, 고객을 설득하려면 영업하는 분은 자신이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B부동산처럼 상권에 대한 이해와 주요 고객층, 가격, 향후 전망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정보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물어보는데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면 신뢰감을 주기가 어렵다.

특히, 제조업 영업사원이 신규 고객을 만나 첫 상담을 하면서 고객이 자사 상품의 원료나 기술적인 특징을 물어보는데, 그것은 제가 잘 모르니 회사에 들어가 연구원한테 물어봐서 다시 알려주겠다고 하면 이미 그 영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자신도 잘 모르면서 고객에게 어떻게 확신을 심어주어 설득할 수 있겠는가?

셋째,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신뢰를 주려면 말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A부동산처럼 직접 물어봤을 때와 전화했을 때, 각각 답변 내용이 다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또한 관련 기관의 데이터나 신문기사, 그리고 타 지역 실제 사례 등을 보여주면서 얘기를 하면 훨씬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넷째, 고객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자꾸 매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의사결정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B부동산처럼 일회성 수수료에 연연하지 말고, 어떻게 하는 게 고객의 투자수익에 가장 유리한지를 상담해주어야 신뢰를 줄 수 있고, 반복해서 찾아주는 장기적인 고정고객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영업은 고객을 설득하는 행위이고, 설득을 위해서는 고객욕구 이해, 팔고자 하는 자사 상품에 대한 전문지식, 고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말의 일관성과 데이터에 의한 설명, 그리고 고객 이익을 우선으로 하면서 편안하게 해주는 고객중심의 영업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부동산 분야의 영업 사례이지만 실제는 모든 분야의 영업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49) 잘하는 영업과 잘못하는 영업의 차이는?